20160429

자본의 독립

1. 차트를 보면 빈집이라는 말이 있다. 별로 대단한 상대가 없으니 쉽게 상위권을 차지했다...는 거다. 예컨대 어제 멜론 상위권 사용자가 50만 정도였다. 1위부터 3위는 에디킴 이성경-트와이스-정은지 순위. 평소에 비하면 확실히 작은 편이고 그러므로 뭐 무주공산...이라는 말이 나오고 평가절하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물론 이런 거 다 쓸모없는 이야기다. 팀들이 하나같이 엉망이어도 월드 시리즈 우승은 우승이고 뭔 운이 작용했든 올림픽 금메달은 금메달이다. 물론 이런 건 단지 결과만 중요한 게 아니지만 부정만 없다면 1위의 경험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뭐 타이밍을 잘 잡은 건 소속사의 능력이고 그 타이밍이 아주 일찌감치 정해져 있던 거라면 그건 가수의 운이지. 운보다 대단한 게 세상에 뭐가 있다고.

2. 요새 애드센스의 콘텐츠 태클이 좀 심해지고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대로 하기 위해 필요한 건 역시 자본의 독립...

3. 며칠 한 두 개의 약속이 취소되었다. 뭔가 좀 그렇다. 요즘 같은 기분일 때 꼭 실수를 한다. 조심 조심 엉금 엉금.

20160425

러블리즈와 트와이스의 새 음반이 나왔다

월요일 0시에 세 팀이 신곡을 내놨다. 러블리즈, 세븐틴, 트와이스 합쳐서 수록곡까지 20곡이 나왔고 멜론 100 차트에서 20곡이 모두 차트인 했다. 하지만 신곡 20개에 뮤직 비디오 3개 까지 23가지의 새로운 뭔가가 나왔는데 그나마 재미있는 건 러블리즈의 나의 지구 뮤직 비디오 밖에 없다. 세븐틴은 어차피 안 들을 테고 나머지 두 그룹만 들었는데 타이틀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수록곡들은 모두 다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별로였다.


우선 러블리즈는 걸그룹으로서는 이례적으로 어둠을 맡고 있다. 이 어둠이란 게 소녀의 책상 아래 숨겨진 무언가... 같은 거지만 여하튼 일류 작곡가 아저씨들이 자신의 어둠, 자신의 소녀, 자신의 변태를 끄집어 내는 장이 되어 버렸다. 이 부분이 어떤 종류의 사람들을 끌어 당기고 또한 이 어둠이 만들어 내는 모호한 퀴즈가 다른 어떤 종류의 사람들을 끌어 당기고 있다.

이렇게 어둠으로 본격적으로 몰아 가는 건 아마도 유지애고 어둠에 완전히 빠지는 걸 막아내는 건 아마도 김케이... 러블리즈 안에서 케이 양의 롤에 대해 무척 부정적이었는데 나의 지구 뮤직 비디오를 보면서 이 분이 왜 계속 웃어야만 하는 지 살짝 깨달았다. 음방 활동을 어떤 식으로 할지 봐야 할 거 같다.

다만 이번 곡은 변태도가 좀 낮다. 그러므로 윤상과 원피스를 억압해야 한다.


이에 비해 트와이스는 러블리즈와 극적일 정도로 반대편에 있다. 순수한 머글의 음악이고 이럴 수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무 것도 숨기지 않는다. 이런 경우 만들어 지는 특유의 얄팍함이 있겠지만 그 모든 걸 밝음과 웃음으로 한 방에 쓸어 버린다. 시종일관 그런 거 알게 뭐야...라고 말하는 거 같다. 이런 게 여기에서 가능하다니 대단하긴 대단하다.

그런 점에서 딱히 할 말은 없는데... 재밌다고 생각한 건 치어 업 가사의 발음이다. 분명 한국어인데 알아듣기가 어려운 무엇인가다. 예전 걸스데이 민아의 솔로 활동 때 비슷한 걸 들은 적이 있다. 분명 한국어인데 뭔가 다른 나라 말을 하는 거처럼 들린다. 가만히 들어보면 연음을 엄청나게 강조해 발음을 흘리고 그 와중에 입을 벌리는 시점과 다무는 시점을 노래에 맞게 정렬한다. 그러므로 일상적 발음과 달라지는 포인트가 만들어 진다. 치어 업은 민아 솔로 정도로 무국적어로 들리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비슷한 연장선 상에 있다.

여하튼 이 새로운 케이팝 한국어는 대체 무엇인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고 있다. 그건 그렇고 헤드폰 어쩌구 하는 곡은 원더걸스 음반에서 혜림이 불렀을 거 같은 곡이다.

내일 나올 음악과 평행 우주

1. 무도 젝키를 잠깐 보다가 말았다. 예전 토토가 때도 그랬는데 추억 속의 그것을 끄집어 냄...에 별로 관심이 없다. 사실 별로 추억도 아니고 혹시나 그때 열심히 듣고 보던 음악이었다고 해도 뭐 그랬던 시절이었지... 정도인 거 같다.

아, 옛 추억~ 아무래도 이런 건 일절 없는 듯. 트위터 같은 데서 옛날 이야기 튀어나오는 거 봐도 아 맞네... 그랬었지... 정도고 끼고 싶은 생각은 거의 없는 게 대부분이다. 예컨대 버블을 추억하는 일본인의 이야기...는 동감이 안되므로 별로 설득력이 없고 재미도 없다. 핵전쟁 이후의 세상(아키라) 같은 게 훨씬 재밌다.

즉 기본적으로 지금 음악이 좋고, 그 다음은 내일 나올 음악이 좋다.

2. 어제 6호선 한강진 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데 표지판에 지금 올 열차는 당역 통과, 다음 열차는 30분 후 도착이라고 적혀 있었다. 오후 5시 반인가 그때 쯤이라 꽤 믿을 수 없는 숫자였는데 방송도 당역 통과라고 나왔다. 하지만 멀쩡히 사람들이 타 있는 열차가 와서, 멀정히 멈춘 다음, 멀쩡히 문을 열었고 사람들이 탔다.

오늘 밤 6호선 신당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는 데 표지판에 역시 당역 통과라고 적혀 있었고 방송에서도 당역을 그냥 통과하니 물러나 있으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대략 27시간 정도가 지난 기시감에 설마? 했는데 역시 어제와 같은 일이 반복되었고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

뭔가 평행 우주로의 이동 같은 게 문득 생각났는데 평행 우주로의 이동은 지하철을 두 번 타면서 두 번 이동했으니 제자리로 돌아왔든지 더 멀리 갔든지 둘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혹시 달이 두 개 라든가(일큐팔사) 고양이가 말을 하는 게 아닐까(스즈미야 하루히) 하고 주변을 둘러봤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제자리로 돌아온 거라면 무사 귀환을 자축하고 더 멀리 간 거라면 이 곳에서 잘 살아 봅세다.

6호선 방송 시스템 체계(컴퓨터가 시키는 걸텐데)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3. 어제 지독한 황사가 있었고 오늘도 마찬가지였는데 그래도 오후 들어서 갑자기 걷혔다. 을지로 사무실에 가서 일을 했는데 3일 전부터 아프던 배가 계속 아팠고 추웠다. 그래도 이것저것 들여다 보는 등 다행히 일요일을 허무하게 보내진 않았다. 내일이 좀 문제인데...

4. 너무 시끄럽지 않고, 마음을 번잡스럽게 하는 게 없고, 너무 춥거나 덥지 않고, 가까이에 마음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있고 비누로 손을 씻을 수 있고, 책상과 전기와 인터넷이 있는 곳... 이게 그렇게 어렵다...

20160423

이런 목소리

1. 에이핑크의 은지 솔로가 월요일에 나왔는데 멜론에서 1시에 3위로 차트인하고 2시에 1위를 차지한 후 지금까지 계속 1위를 하고 있다. 은지 팬덤이 있긴 하지만(누군가 원탑으로 끌고 가는 그룹들이 10-4-2-1-... 뭐 이런 식이면 에핑은 은지가 살짝 크고 나초봄이 좀 비슷한 규모라 5-4-4-4-... 정도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 이런 걸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니고 일반 사람들이 듣고 있다는 뜻이다. 확실히 이런 목소리, 이런 노래가 인기가 많은가 보다.

이런 부분을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려나. 저 노래는 좀 듣기가 힘들지만 다음 날에 나온 에이핑크 5주년 팬송은 지금까지 잘 듣고 있다. 이 곡은 에핑 곡 중에서도 취향에 맞는다. 다만 뮤직 비디오는 형편없다. 여하튼 비활동곡이고 팬이나 들으라고 나온 곡이라 20위~30위 왔다갔다 한다.

2. 뭐 이런 이야기를 했지만 사실 저번 주부터 몸과 마음이 너무 피곤해 지하철에서도 음악 같은 건 잘 안 듣고 있다. 그저 멍하니 앉아 있는다. 멍하니... 가만히...

3.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는 데 어떤 할머니가 나무 가지를 들고 휘휘 젓고 있었다. 뭔가 기괴한 광경이라 피하자는 생각부터 했는데 가만 보니 사방에 까만색 벌레가 날고 있었다. 대략 벌 만한 크기에 엉덩이가 무거운지 쳐져 있는 파리 비슷한 놈이다. 다행히 쏘거나 무는 종류는 아닌 듯. 고개를 들어 언덕 위를 바라보니(버스 정류장 근처는 그냥 수풀이다) 어제 본 반지 원정대의 오크 군단이 생각날 정도로 엄청난 양의 까만 벌레들이 들쑥 날쑥 날고 있었다.

대체 저 놈들은 뭘까. 중국 매미가 처음 한국에 온 때 비슷한 광경을 봤었지. 처음 보는 빨간 날개가 애매한 기술로 날아다는 걸 보고 대체 저것들은 무엇인가 디씨 곤충 갤러리에 물어본 적이 있었다. 답을 들었던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4. 점심 때 밥을 먹는데 장범준의 벚꽃 노래가 나왔다. 이 곡은 언제 들어도 신기하다.

20160417

강아지와 고양이

살면서 나에게 친한 척 한 주인을 잃거나 주인이 없는 강아지와 고양이들이 있다. 계속 강아지와 함께 살지만 더 키울 재주는 없기 때문에 강아지는 병원에 맡기고 고양이는 조금 놀다가 두고 간다.

코코 스파니엘로 보이는 아이는 정말 세상 다 잃은 표정으로 헐레벌떡 주변을 돌고 있었다. 강아지가 주인을 잊어버렸을 때는 표정만 봐도 알 수 있다. 정말로 표정이 있고 길을 잃은 어린 아이와 거의 비슷하다. 긴 목줄을 메달고 있었기 때문에 아마 장난치다가 길을 잘못 든 게 틀림없어 보였다.

또 하나는 작은 하얀 강아지였다. 둥글둥글하게 생긴 아주 귀여운 아이었다. 밤에 지하철에서 내려 집에 가고 있는데 갑자기 그 놈이 따라왔다. 뭔가 돌돌돌 소리가 날 거 같은 걸음으로... 너 못 데려가~라고 했지만 물론 소용없었고 따라가기로 작정한 거 같았다. 얘는 내 방에서 하루를 잤고 다음 날 떠나 보냈다.

얘네들이 집을 잘 찾아갔을까... 아직도 종종 생각난다. 


고양이는 꽤 여러 번 있다. 작정한 듯 따라온 듯한 건 세 번 쯤 된다. 그럴 땐 정말 이 일을 어떡하냐...라는 생각 밖에 안 드는데... 여튼 지금 동네에 사람 좋아하는 고양이가 두 셋 있다. 하나는 좋아했던 거 같은데 요새 피하는 듯 해 미상이다. 하지만 걔네들이 사람을 좀 안 좋아했으면 좋겠다. 이상한 놈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화단에 불 지른 초등학생도 있었는데(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수했고 보상 논의중이라고 벽보가 붙었다) 그런 생각없는 아이들이 뭔 짓을 저지를 지 모른다.


이 놈이다.

여기는 그래도 도심보다 고양이 살기에 환경은 좋은 편이라 생각한다. 고양이라면 여튼 서울 경계 지역 아파트 단지나 대학교에 들어가서 사는 게 괜찮다. 다른 곳은 힘들다. 그러므로 사람만 잘 피하면 아마 잘 살 수 있을 거다. 어쨌든 그 사람 좋아하는 고양이 놈은 저번에 만났을 때와 다르게 꼬리가 댕강 잘려있었다. 다행히 다른 곳은 별 문제가 없었고 여전히 솜처럼 부드러웠다.

여튼 사람 좋아하지 마... 알맞게 피해서 살아가렴... 잘 참으며 기다리다 보면 모두 정답게 살아가는 좋은 세상이 분명 올 거야.

진정의 세계

어제 저번 주에 방송했던 1박 2일을 틀어놓고 있었는데 재밌는게 멤버들이 한효주를 처음 만나서 한 이야기가 "민낯이에요? 그래도 예뻐요!" 이런 거였다. "민낯"과 "그래도"가 대체 왜 필요한 지 모르겠는데 여하튼 한효주의 미모를 이야기할 때 그게 가장 중요한 사항처럼 들렸다.

이 비슷한 걸로 어떤 여성 게스트가 나왔을 때 눈이나 코를 보면서 "안 했어? 그래도 예쁘네" 뭐 이런 게 있다. 여기도 "그래도"가 있다. 이 무슨 괴악한 태도냐...라고 하기 전에 그런 말을 한 이유를 생각해 보면 했냐 안했냐를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기 때문이다... 혹은 궁금해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예 게시판 등을 보면 실제로 그런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찬가지로 비슷한 사고의 연상이 작용하는 것 중 하나가 음악 방송을 보면서 저게 AR이니 MR이니, 그래도 저렇게 잘 부르네 못 부르네 하는 게 있다. 몇 번 말했지만 노래 부르는 걸 보면서 립싱크 타령 하는 건 이해할 수가 없다. 음악과 노래라는 장르를 그저 기능성 대결로 하락시키는 행동이다. 그런 점에서 보이스 코리아나 복면 가왕도 잘 모르겠는 방송이다.

이렇게 세가지를 보면 "그래도"가 만들어 내는 이상한 진정성의 세계 같은 게 있다는 걸 깨달을 수 있다. 대체 이런 데서 찾는 진정은 무엇인가. 방송 화면에 비친 모습, 티브이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를 일단 불신하고 "그래도"를 찾은 다음 몇 가지가 조건에 합당하면 "역시"하고 그제서야 감탄하는 이유가 대체 뭔가.
어쨌든 시청자들 중 누군가 궁금해 하는 거 같더라도(개인적으로 거의 초등학생들 아닐까 생각하는데) 굳이 방송에서 전달하지 않으면 또 모르는 채로 살고 그러다 보면 그런 질문 자체를 잊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아니면 그게 뭔 상관이야!하면서 타박하는 타박 개그맨이 하나쯤 나오든가...


그건 그렇고 1박 2일 한효주 편은 꽤 재밌었다. 몇 년 전에 런닝맨에 출연했을 때도 꽤 재미있었다. 나름 특급 게스트 나온다고 방송 측에서 좀 큰 기획을 준비한 면도 있겠지만, 가만 보면 이 분 예능 꽤 잘한다. 무엇보다 자연스럽고 순간적으로 내뱉는 말들도 센스가 좋다. 런닝맨에서 "내가 왕이다" 였던가... 잊을 수가 없다. 물론 예능하기에 몸값이 너무 아깝지만.


그리고 언니들의 슬램덩크를 봤는데 이런 방송은 일단 당분간은 남자 게스트가 안 나오는 게 좋을 거 같다. 가수나 배우는 그래도 괜찮은 데 특히 예능인, 개그맨들은 남자 게스트가 등장하는 순간 기존 방송에서 여성 개그맨이 맡던 롤로 회귀해 버린다. 오랜 훈련 탓에 그냥 반사적으로 튀어나와 버림... 이게 사실 단기간에 극복이 어렵고 이래 가지고는 여성 예능이라는 기본 틀에 적합하지 않다. 

말하자면 예전 해투 같은 방송에서 신봉선이나 김신영이 했던 부분만 모아서 보여주는 거랑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 방송은 김숙과 홍진경이 어떻게 기존 방송에서 자신이 담당했을 기본 롤을 극복해 가는가, 그리고 이 멤버들이 어떻게 새로운 스타일의 예능을 만들어 내는가가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20160416

지진

구마모토에서 계속 지진이 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계속되고 있는데 어제는 구마모토 시에서 만이었지만 오늘은 아소, 오이타 등등 여러군데다. 더 내륙 쪽으로 이동하는 느낌이다. 부디 별 피해 없기를.

근데 3시 55분 쯤에 분명 흔들거리는 걸 느껴서 자려다가 전화기를 든 건데 그 시간에 아소에서 6강 M5.8 지진이 발생했다. 내가 느끼기엔 좀 먼 곳인데... 거기서 오는 지진 진동보다 옆에 지나가는 구리 고속화 도로 진동이 더 클 거 같기도 하고... 여튼 뭔가 흔들거렸다.

제대로 지진을 느껴본 건 딱 한 번. 충청도인가 전북인가에서 난 3 정도 규모.. 성북구에서 느꼈었다. 그러니까 가만히 누워있었는데 출~렁 하는 흔들림이 있었다. 당시 살던 건물이 꽤 부실한 편이어서 그 순간에는 이거 무너지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을 했었다. 뭐지.. 하고 있다가 인터넷 뒤적거렸더니 사람들이 방금 지진 아니었냐고 웅성거리고 있었다. 

여하튼 그 순간 느꼈던 불안함 - 반드시 고정되어 있어야 할 게 흔들리는 - 은 굉장했다. 3 정도가 그런 데 지금 구마모토의 6, 7은 그게 훨씬 세겠지.

세월호

세월호 사고가 난지 2년이 흘렀다. 그날 아침에 뉴스를 들었던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살아오면서 수많은 어처구니 없는 사고를 봤고 어떻게 운이 좋았는지 지금까지 피해왔다. 세월호는 그 중에서도 잊혀질 수 없는 거대하고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뭐 하나 제대로 해명된 것도, 해결된 것도 없다. 바뀐 게 없기 때문에 혹시나 다시 그런 일이 생겼을 때 같은 식으로 흘러가지 않을 거라는 확신조차도 이 사회는 여전히 주지 못하고 있다. 사회의 기본적인 안전망 따위도 제대로 못 만들면서 지디피가 어쩌고 수출이 어쩌고 민주주의가 어쩌고 떠들면 대체 뭐하나. 새로 구성된 국회는 부디 그런 것부터 먼저 해결해 내는 곳이 되길 기원한다.

비록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겠지만 그 분들의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 어떻게든 엮여있을 안산의 다른 시민들이 더 큰 상처를 받지 않기를 기원한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140416

20160415

과거의 극복

이거(링크) 읽고 생각난 김에. 2008년 시위는 사회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여러모로 복잡한 생각할 거리를 남겨놨다. 그리고 사실 그 대부분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고 그 실패의 잔해들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당시 가장 강하게 고심했던 건 대체 이 시위대는 청와대에 왜 가려고 하는가, 뭔가 들을 생각이 전혀 없는 정부도 있구나 이렇게 두 가지다. 이 문제 역시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시위대는 왜 청와대에 가려고 했을까. 물론 청와대 앞을 굳이 못 오게 하는 정부라는 것도 쓰잘데없고 이상하긴 매 한 가지 지만 그렇게 오지 마라는 데 여러가지 손실(내부의 분열, 다함께, 흩어진 시위대의 형해화 등등)을 감수하며 가는 것도 이해가 안 가긴 마찬가지다. 게다가 당시 시위대는 일종의 조직 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시위는 뭔가 얻기 위해서 하는 거고(혁명이 아니다) 그 목적을 위해서는 조직이 있고 전달의 창구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정부도 정부의 존재 기반인 시민의 시위고 뭔가 들어야 한다. 제대로 된 정부라면 부끄러워하는 대통령이 나서지 않더라도 누군가 대변인이 나와 대화의 창을 열어야 됐다. 하지만 그런 건 이뤄지지 않았고, 사실 요구하는 쪽도 창구가 없으니 그런 걸 전달할 방법도 없었다.

시위를 하는 쪽이나 막는 쪽이나 여러모로 어설프긴 마찬가지였다. 그래도 뭐 돌아가는 꼴을 보니 뭐라도 해야겠다 하고 길거리에 나온 시민들은 당연한 일을 한 거다. 하지만 그 이후에도 다른 여러가지 시위들에서 같은 행동이 반복되었다. 모이고, 어딘가 가려고 하고, 막히고. 조직이나 지도부는 예전 가투 때 기억이 나서 싫고. 평화로운 행동을 하는 자부심 뭐 이런 걸 챙기려고 했지만 곰곰이 파고 들면 그렇지도 않았다. 역시 그렇다고 공권력의 지나친 방어가 정당화 되는 건 아니다. 

여하튼 문제는 이 비효율적인 방식이 그 이후 다른 개선책을 찾지 못한 채 계속 반복되고 있다. 제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좀 부끄러운 일이지만 대정부 시위를 몇 명 이상이 하면 무조건 정부 대표가 나와 들어야 한다는 법이라도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리고 혹시나 만약 그 시위가 전복 - 새 정부 수립이 목적이었다면, 불가능했겠지만 여하튼 그게 됐다면, 그 다음도 무주 공산이었다. 혹시나 대통령이 아 시끄러 나 안해 그래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곰곰이 생각해 봤던 기억이 있다... 뭐 알 길이 없고 방법도 없지. 어차피 0쩜 대 확률의 세계인데 결국 군사 쿠테타 같은 게 나지 않았을까?

어쨌든 2008년 이후로 이익이 걸려 있지 않은 대의적인 대규모 시위라는 건 대체로 실패한다, 듣는 사람이 없으니 그냥 우리의 뜻만 우리끼리 확인하는 절차다 정도 말고는 남는 게 없다. 그리고 유동층 - 비관적으로 관조하는 사람들은 투표나 시위나 겹치지 않을까 - 으로 부터 계속 멀어졌고, 그런 게 냉소 계층을 만들어 냈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예컨대 일베의 탄생 - 2011년 - 도 직접적이진 않을 지라도 분명 이런 흐름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런 냉소는 점점 더 커지고 있어서 심지어 세월호 같은 사건에서도 어차피 안될 거 시끄럽게나 하지마 라는 기류가 나오게 되었다. 

사실 이런 건 남의 말 들을 생각이 없는 정부의 치밀한 계략 및 승리라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치밀할까 싶긴 한데 박정희 정부 때 비슷한 걸 했다는 사실을 기억해 보면 - 위협 통치의 기본은 서로 싸우게 만드는 거다. 노조가 문제면 공권력으로 탄압을 하는 거 보다 구사대에 장기 취업을 약속하는 게 훨씬 효율적이다, 이건 아주 옛날부터 세계적으로 내려와 확립된 전통... 그럴 수도 있었겠다 싶다.

어쨌든 성공한 기억의 부재는 냉소를 만든다. 그걸 가만히 두면 괴물이 될 수도 있다. 사람만 말하는 게 아니라 정부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 선거 나와서 개발도상국 가서 한 달만 살아봐 따위의 말을 하는 사람이 그렇게 탄생한다. 시민도 정부도 대화의 방식을 모르고 알 생각도 없다. 심지어 시민끼리도, 정부 조직끼리도 마찬가지다. 대화를 안 하니 주고 받는 딜도 없다. 소통하자고 하면 서로 자기 한탄만 한다. 심지어 사측, 정부측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이게 아니면 모두 잃는다는 생각을 모두가 다 한다. 

역시 시위대가 몇 명 이상으로 구성되면 반대측에 강제적으로 협상 창구를 열게 하는 규칙 같은 거라도 있어야 하는 걸까. 정부 공인 니고시에이터도 반드시 끼고. 창조 경제...

20160414

장소, 멀티샵, 냄새, 레이어, 베팅

1. 뭔가 생각난 걸 바로바로 하면서 살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딘가 가고 싶은 건 가능하다면 역시 가야 한다. 마치 어떤 음식이 갑자기 먹고 싶어지는 것처럼 거기에 가는 게 필요하기 때문... 좀 미신 같나. 아무튼 음식 쪽에서만 이런 식으로 생각했는데 장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고 있다.

2. 작업 때문에 멀티샵을 좀 돌아볼 계획을 하고 있는데 선뜻 내키지가 않는다... 같이 가자고 할 사람도 없고, 사실 혹시나 있다고 해도 그런 말 하기엔 살짝 고생스러울 거 같기도 하고. 성과가 있을 지 없을 지 모른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물론 막상 돌아다니면서 보면 재미는 있겠고 남는 것도 있겠지만.

3. 요새 길을 가다 보면 훅 하고 라일락 향이 난다. 아카시아 일 수도 있고... 멀리서 살짝 나면 좀 헷갈리는데 확실하게 알고 있는 게 아니라서 그럴 듯. 예전에 냄새로 소환되는 옛날 이야기를 하면서 찬 겨울 공기가 소환하는 논산 훈련소를 말한 적 있는데 라일락도 문득 어렸을 적 살던 동네가 생각난다. 동네 들어오는 데 라일락 나무가 하나 있었고 봄이면 꽃이 피는 데 정말 향이 마을 하나를 점령한다. 옛날에는 껌 생각이 났었는데 사실 요새도 껌 생각이 나긴 한다. 여튼 냄새가 만들어 내는 기억이란 참 오래 지속되고 매우 강력하다.

4. 책처럼 좀 긴 작업은 머리 속에서 레이어를 쌓는 거라 안정된 마인드로 그걸 튼튼하게 만들어 놔야 한다. 한번 잘못 휘말리기 시작하면 내가 써 놓고도 뭐가 어딨는지 뭔 소리를 하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게 된다. 요새 좀 그런 상황인데... 저번에 편집자 님과 만나서 회의하며 잠깐 떠들다 보니 머리 속에서 어느 부분이 확 정리가 되었다. 뭐 그런 게 필요한 듯... 뭐가 맨날 필요만 해... 그냥 휴식 말고 일 적인 면에서 간접적으로라도 도움을 받고 또 뭔가 도움을 줄 수 있는 긍정적인 만남이란 이토록 어려운 건가 보다.

5. 개표를 보면서 선거 베팅장에 대한 생각을 잠시 했었는데 가만 보니 그 비슷한 건 이미 있는 듯 하다. 하긴 없을 리가 없지. 만약 벌어졌다면 더민주 123은 배당률이 얼마나 됐을까.

6. 영국의 디몹 슈트에 대한 이야기를 그냥 트윗에 하나, 블로그에 쓴 다음 트윗에 하나 둘을 남겼다. 근데 그냥 트윗에 올린 거(물론 이게 약간이지만 더 내용이 있다)가 꽤 많이 리트윗 되었다. 전혀 인기가 있을 내용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가 뭘까.

7. 멋진 걸 멋지게 취하고 예쁜 걸 예쁘게 취하는 건 원래의 멋짐과 예쁨을 이길 수가 없다. 기껏해야 중간 매개체의 특성이 가미된(예컨대 필름이나 문체, 모니터의 특성 등등) 그저 전달자가 될 뿐이다. 그러므로 구리거나 괴악한 필터를 씌워야 하는 데 그게 또 티가 나면 촌티가 난다. 알맞은 선은 아마도 오직 감각. 여태 쌓아온 자기 재주.

20160411

가련, 비루, 불만, 재미

1. 아침에 버스를 기다리는데 10분이 지나도 안 오길래 이 망할 놈의 세상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속으로 투덜거렸는데 버스 카드를 가지고 오지 않았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고 조용히 집으로 다시 갔다. 이 가련한 인간이라니...

2. 비루한 작업들 속에서 헤매고 있는 3류지만 여튼 뭔가 쓰는 걸 주로 하고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원고라는 작업을 하게 된 이후 나름 몇 가지 작업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주 5일 하루 8시간 일하기인데 주중에 뭔가 일이 있거나 하면 주말에 채우다보니 이게 나름 빠듯하다. 특히 운동을 좀 하려고 하면 매우 타이트해지고 시간이 정말 빠르게 흘러간다.

여튼 적어도 이 시간은 지키자는 마인드로 살고 있는데 물론 그렇다고 해서 8시간 내내 뭔가 계속 쓰는 건 아니다. 이 구분이 꽤 미묘한데 트위터의 경우를 보면 자주 들여다 보기는 하지만 업무 시간 중과 비업무 시간 중의 마인드가 조금 다르다. 여기 블로그 같은 경우는 꽤 효율이 높은 휴식이다.

어쨌든 8시간이라는 건 대충 이 즈음이면 되지 않았을까 식으로 생각하면 은근히 하나도 안 맞기 때문에 나름 시간 체크를 한다.

요 며칠 여러가지 사정으로 도서관을 떠나 을지로에 있는 남의 사무실에서 작업을 했는데 이왕 그렇게 된 김에 몇 가지 실험을 했다. 오늘 같은 경우엔 밥 먹고 8시간 쭉 채우고 집에 가면서 밥 먹기를 테스트했다. 12시 몇 분 쯤 도착해서 1시부터 9시까지 있다가 나왔다.

이런 스타일의 장점은 시간 체크가 쉽다는 거, 그다지 배가 고프진 않기 때문에 그런 문제는 없다는 거, 다 채우고 나면 피곤하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 푹 쉰다는 거 등이 있다. 단점은 마지막 두 어시간의 효율이 꽤나 떨어진다는 거(하지만 중간에 밥 먹고, 나가서 커피 마시고 등도 따져보면 비슷하다)와 식사 텀이 엉망이 된다는 거다. 세상 만사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3.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다시 느끼는 건 몇 가지 미니멀한 조건만 갖춰진다면 딱히 공간에 대한 불만은 없고 그 한계 안에서 나름 잘 적응한다는 거다. 이걸 좀 잘 살려봐야 할텐데...

4. 나름 하고 싶었던 걸 하면서 살고 있는데 물론 실력의 문제가 있긴 하겠지만 이건 비루한 거지의 수준을 한참 뛰어넘어 있다는 게 문제다. 뭐 딱히 불만이 있는 건 아니지만... 이럴 줄 몰랐던 것도 아니고...

5. 트와이스와 러블리즈가 같은 날 컴백한다. 재밌다.

6. 이번에도 사전 투표를 했다. 사전 투표는 한국의 기존 정치 제도를 생각해 보면 어리둥절할 정도로 편한 시스템이다. 그 어리둥절할 정도의 갭에 낯설음, 미심쩍음을 느끼는 사람들도 꽤 있는 거 같은데 여튼 그렇다.

7. 4번의 문제 해결은 역시 글이 아닌 뭔가를, 즉 형체가 있는 뭔가를 팔아야 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높디 높은 시간 할인율 하에서 살고 있다보니 미래 계획은 커녕 일주일 후의 미래도 가늠하기가 어렵다. 조삼모사 하나도 안 웃겨.

20160408

라붐, 디올, 설리, 유세

1. 라붐은 꽤 중요한 타이밍인 거 같은데 이번 음반은 좀 아쉽다. 나쁘다 이런 게 아니라 그 어떤 종류의 모험도 없는 안전하고 정확한 걸그룹 아이돌의 세계에 안착해 있다는 점에서 안타깝다는 쪽에 더 가깝다. 대형 기획사나 모험을 즐기는 타입(망하면 할 수 없지 뭐~)의 기획사가 아니면 실패를 했을 때 리스크가 너무 크고 그렇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면 이런 결과물이 나오지 않나 싶다. 이 결과물은 개인으로 환원할 수 없고 그런 점에서 어떤 기반에 앵커를 내리고 있느냐 하는 게 중요하다. 뭐 세상 모든 분야들이 다 그렇긴 한데.

2. 디올-사진 논란은 딱히 할 말이 없어서 구경만 하고 있는데 작가야 뭐 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는 생각한다. 그리고 생기는 비판이야 작가가 받아들일 몫이니까.

여튼 논란의 그 사진은 모든 부분이 너무나 전형적이라 다른 생각을 할 틈도 주질 않는다. 그러다 보니 딱히 할 말도 없어지는 건데... 여하튼 그게 어쩌다 거기 걸리게 되었느냐, 중간 과정에 뭐가 있었냐, 디올 한국에서는 무슨 생각을 한 거냐 등등이 궁금하다. 혹시나 디올이 자신의 관대함 같은 걸 과시하려고 한 걸까...

그리고 작가의 인터뷰 중에 공정함과 평등함을 깨는 매개체 디올 백이라나.. 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좀 놀라운 발언이다.

3. 설리의 요즘 패턴을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해 보는데 역시 그냥 사진 찔끔찔끔 흘리는 건 시시하고 최선의 결과물은 다듀와의 콜라보다. 지금 분위기라면 에프엑스 컴백에 타이밍을 맞춰서 낼 생각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1위 후보로 만난 두 팀, 그 판을 만들어 낸 설리. 너무 훌륭하지 않나... 설리가 아직 스엠 소속이라 좀 어렵긴 하겠구나.

4. 눈이 너무 따갑다. 눈물이 계속 난다.

5. 선거가 다가오면서 유세가 한창이다. 선거란 중요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그러므로 관심을 촉구하는 건 물론 좋은 일이다. 하지만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절을 하고, 지하철 입구와 버스 정류장에서 말을 걸고, 자동차에 커다란 스피커를 달고 돌아다니고... 이런 걸 보고 아 저 사람을 뽑아야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이 정말 세상에 존재하는 건가. 그렇다면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걸까. 그렇지 않다면 저런 건 왜 하는 걸까.

6. 원고를 쓰고, 책을 쓰고, 인터넷에 뭔가를 쓰고, 뭔가 또 읽고 보고, 예능을 보고, 아이돌 음악을 듣고 먹고 자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20160406

능률, 핑크 오션, 주아돌, 지오캐싱

1. 능률이 너무 안 오르길래 때려 치우고 산책을 했다.


공덕동 기차길 공원을 지나 마포대교 아래 나들목을 거쳐 마포대교를 건넌 다음 여의나루역에서 지하철을 탔다. 요즘 흐물거리지 않고 천천히 걷기를 연습하고 있는 김에 주의 깊게 걸었는데 오래간 만이고 + 밤인데도 은근 덥고 + 사람도 많아서 그런지 금방 지쳐서 쉽지 않았다.

공덕동 구 기차길에는 벚꽃이 좀 피어 있었고 구경하겠다고 나와있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하지만 마포대교를 건너 여의나루 쪽으로 접어드니 벚꽃은 100배 쯤 더 있었고 사람은 1000배 쯤 더 있었다. 뭐 벚꽃이 잔뜩 피었는데 구경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런 나라도, 도시도 정상은 아니겠지. 다들 나와서 신나게 놀아라.

2. 어제 썼다 지웠는데 요새 오마이걸 핑크 오션 좋다. 예능을 그렇게도 못하는데 노래만 좋아서 챙겨 듣는 걸그룹은 오래간 만이다.

3. 주아돌은 오랫동안 함께 고생하던 에이핑크를 이렇게 내치다니 천벌을 받을 것이야. 재미없는 원인이 다름 아닌 데프콘이라 뺄 수도 없고 골치아플 거 같긴 한데 그래도 그래선 안되는 겨...

4. 지오캐싱 서비스가 연간 유료화가 되었다. 앱도 10불 주고 샀었는데... -_- 니들도 천벌을 받을 거시야...

5. 오늘 여기 블로그에 사람들이 꽤 많이 왔다. 뭘 보고 왜 왔는지 대체 모르겠다.

20160402

불, 나돌

1. 동네 화단에서 불이 났다. 이유야 잘 모르겠고 여튼 매캐한 연기가 슉 들어오길래 뭔가 하고 나가봤더니 소방차가 불을 끄고 있었다. 딱히 사이렌을 울리면서 오진 않았던 거 같다. 다행히 별 일은 없었고 말라있던 잔디만 좀 탔다. 집이나 산 등 문제가 심각해 질 곳으로 옮겨 붙지도 않았고, 1층 베란다 아래 구석에 고양이 몇 마리 살고 있는 거 아는데 그 쪽으로도 안 갔다.

살면서 기억에 남는 화재는 지금까지 3번 있다.

한 번은 아주 옛날인데 학교 갔다 집에오다가 3층 상가가 몽땅 다 타버린 모습을 봤다. 소방차들이 있었지만 이미 불은 꺼진 다음이었고 사람들이 구경만 하고 있었다. 다 타버린 거대하고 새까맣게 그을린 집의 모습이란 기억에서 지우기가 힘들다.

또 한 번은 몇 번 이야기한 적 있는데 군입대 전 날이다. 옆집에서 불이 났고, 불난 집이 1층집이고 살던 데가 4층이었는데 4층까지 불이 올라왔다. 유리빛 창문 너머로 넘실대던 불길이 여전히 기억에 남아 있다. 다음날 다 타버린 옆집을 뒤로 하고 군대에 갔다.

마지막은 그 4층집 지하가 의류 창고였는데(1, 2층이 옷 공장이었다) 거기 불이 난 적 있다. 이건 좀 심각했던 게 불이 활활타는 종류가 아니라 어디선가 녹듯 타들어갔고 위로 유독 가스가 올라왔다. 생각해 보면 이때는 좀 위험했다. 집에 못들어 가고 밖에 나가 있다가 휴지로 코를 닦으니 검댕이 묻어 나왔다.

2. 저번 주 나를 돌아봐를 보면서 이경규라는 코미디언이 참 굉장하구나 라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하지만 박명수-이경규 호흡은 그리 좋은 거 같진 않다. 둘이 추구하는 바가 너무 다르고 회를 거듭할 수록 그 간극이 드러난다.

20160401

4월 1일이다

1. 4월 1일이 되었다. 일이 밀리기 시작했고, 여러가지 심각한 외부적 문제점들과 만나 있다. 게다가 공기가 너무 안 좋은 탓으로(원인을 면밀히 분석했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문제는 이거다) 코가 계속 막히고 코 풀다가 하루가 다 지나간다. 코만 풀면 괜찮은데 계속 머리가 지끈지끈 거리는 게 문제다. 하루 종일 산소가 모자라는 기분 속에 있다.

2. 러블에 대해 어제 잠깐 생각해 봤는데 누구나 알다시피 현 문제는 여자 팬의 부족함에 있다. 비슷한 시기 데뷔해서 더 위로 올라간 여친이나 트와이스를 봐도 알 수 있다. 왜 그렇게 못 올라가고 있느냐 하면 여자 팬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다른 여타 파생 문제도 만드는데 기본적으로 디씨의 걸그룹 팬 게시판이 어린 남초 지역으로 한심하긴 하지만 그래도 여팬도 함께 있다 정도의 자각은 있는데 러블의 경우엔 그런 것도 없다. 그런 상태로 계속 있다보니 더 배타적이 되고 더 엉망이 된다. 뭐 이쪽은 이야기하면 좀 길어지고...

그러면 왜 없느냐...가 문제고 그 지점을 공략해야 하는데... 처음 시작할 때 데뷔 쇼케이스 남녀 성비가 거의 1:9였다(이건 소속사 선배 인피니트 내리 사랑 영향이 크다고 한다. 콘서트 등에 울림 걸스로 계속 무대에 얼굴을 비췄으니까). 그런데 팬클럽 1기 회원이 9:1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여팬은 거의 사라졌다. 심지어 요즘은 인핏 팬들도 직계 후배 걸그룹인데 별로 안 좋아하는 거 같다.

재밌는 게 처음부터 뮤비를 통해 밀고 있는 러블리즈 세계관, 사장의 인터뷰 등등을 보면 모두 목적이 사실 여성 팬덤의 확보에 있었다. 기본적으로 여팬을 만들어야 하고 그러면 남팬은 따라온다 라고 생각하고 만든 건데 보다시피 전혀 반대의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런 게 지수 사건과 연관이 있을까? 여친 쪽도 비슷한 생각을 했는데 그게 잘 돌아가는 거 같고, 트와이스야 뭐 제와피는 원래 그런 거 잘하니까.

여튼 러블은 어쩌다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 건지 잘 모르겠음... 뭐 그런 거야 이제는 주어진 조건이고 과연 이걸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어떤 방법이 있으려나를 생각해 봐야 하는데. 일단 리얼 예능을 계속 해서(방송국에서 안 시켜주면 유튜브라도 계속) 개인 예능 능력치를 한참은 더 높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예능을 해도 이 분들은 여태 나왔던 러블리즈 다이어리 같은 거 하면 안되고... 어차피 에핑처럼은 못한다. 사실 그건 매우 특수한 쪽이라.

아무튼 러블은 자연에 던져 놓고 알아서 웃기라고 하면 전혀 구제가 안된다. 캐릭터가 부딪치면서 만들어내는 재미라는 게 현재는 전혀 존재하지 않음. 그러므로 차라리 다 골방에 가둬 놓고 지니어스 같은 걸 시키는 게 더 효과적일 거 같다. 뭔가를 뛰어넘어야 함...

이번 이나럽에서 미주를 거의 전면에 내세웠는데 그만큼 던져 놓으면 세상 내일 끝날 거처럼 잘 노는 멤버가 없다는 뜻이다. 방송을 보면 다들 뭔가 정말 열심히 하고 싶은 간절한 눈빛을 하고 있는데 그게 전혀 안되고 있다... 요즘 세상에 아이돌에 걸그룹에 멤버가 8명이나 되는데 이렇게 한 명도 없기도 힘들다. 여하튼 이런 과정을 통해 한 두 명은 캐릭터를 완전히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는 생각을 했음... 그리고 케이도... 사실 케이가 문제인데...

이런 생각 등등을 했지만 일정이 주르륵 밀려서 당분간 필요 없어져서 더는 생각을 안 함... 그래서 끝.

탁월, 표현, 방식

1. 듄의 캐릭터 중 가장 재미있는 건 레이디 제시카다. 그리고 집단 중에서도 베네 게세리트다. 예컨대 듄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건 누군가라고 하면 베네 게세리트다. 수천 년의 계획 속에서 적당히 결함있는 귀족 집단, 황제 집단을 재생산하며 자신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