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831

가끔이지만

아주 아주 가끔이지만 문득 이런 걸 듣고 싶을 때가 있다.

20140820

8월 20일이다

1. 8월 20일이다. 몇 가지 원고를 쓰다가 극심한 슬럼프에 빠져버렸다. 최근 몇 년째 디폴트 모드가 슬럼프 상태이므로 이런 예외적인 건 극 슬럼프라 하겠다. 여튼 한 달 정도 어영부영하면서 급한 것만 떼우면서 에이핑크 본 거 말고는 한 게 없는 듯 하다. 내 장점은 이런 상황에서 어느 지점을 찍으면 더 내려가지 않고 급히 바둥거리며 올라온다는 거고 단점은 올라와봐야 딱히 별게 없다는 거고... 그래도 뭐.

여튼 그동안 계속 뭔가에 쫓기듯 쳐먹기만 한 거 같다. 그래서 레귤래러티 회복과 더불어 음식 제한에 애써보려 한다.

2. 휴대용 포켓 재떨이를 구입했는데 일주일 좀 넘게 써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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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생겼다. 무인양품 홈페이지에서 사라진 휴대용 재떨이를 매장에서는 팔고 있길래 꽤 고민했는데 알루미늄으로 된 두꺼운 것보다는 이런 모양이 내 사용 패턴에는 더 요긴할 거 같아서 이걸로 구입했다. 매우 저렴하고 인터넷 밖에서는 구하기가 더 까다롭고(예전에 길에서 나눠주고 했었는데.. ㅜㅜ) 소모품이라 살짝 많이 샀다. 그래서 친구랑 후배군도 좀 나눠주고... 그래도 아직 왕창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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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냅 버튼을 열면 이런 모양이다. 아침에 집에서 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동안 흡연을 하면 꽁초를 버릴 데가 없는데 그러면 담배갑 안에다 넣고 다녔다. 그런데 그렇게 해놓고 깜빡하면 가방 안에다 넣어놔도 지하철에서 냄새가 올라온다. 그것 때문에 휴대용 재떨이를 찾아나선 건데 저렇게 입구 부분이 덮이게 되어 있어서 냄새는 새지 않는다. 공기가 들어있는 이중막인지 꽤 두툼한데 대략 다섯 개 정도 꽁초가 들어가면 꽉 찬 느낌이다. 길가다 쓰레기통 보이면 버리고 하니까...

3. 이런 걸 산 이유는 내심 "이런 짓까지 하면서 흡연을 하다니 끊어야지"라는 사고 발현의 동기도 있다. 그래서 아침에 나가는 길에 먹기 위해 한줌 견과류를 샀다. 좀 좋은 건 너무 비싸고(하루분이 25g이 적당하다고 하는데 보통 1,000원 위아래다) 어떻게 될 지 몰라서 싸구려로 사봤다. 사실 믹스 견과류를 사서 나눠 먹어봤는데 밀봉 보관이 어렵기 때문에 나중에 맛이 좀 이상해진다. 비싸도 습관 들 때까지는 하루분 나눠져 있는 게 좋은 듯. 근데 밤에 심심하면 몇 개씩 먹게 된다... 차라리 아침마다 어디서 배급받으면 좋겠다.

4. 면도날이 워낙 비싸서 고민하다가 다이소에서 세트(합쳐서 2천원인가 그렇고 리필 면도날이 4개들이 1천원인가 그렇다)를 산 적이 있는데 이 실험은 실패했다. 너무 쓰레기인데 사실 가격을 봐도(쉬크나 질레트의 4개들이 면도날 정가가 1만원대 후반, 희안한 이름의 신기술이 들어간 건 2만원대다, 다양한 이벤트들이 있기 때문에 8개짜리를 보통 2만원 내외에 구입할 수 있기는 하다) 당연한 일이다.

다이소에는 생활 필수품의 대체재가 잔뜩 있고 압도적으로 저렴하다. 그러므로 만약에 대체가 된다면 생활 유지 비용이 확 줄어드는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거의 항상 실패한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성공한 거라고는 천원에 몇 개씩 주고 산 옷걸이 밖에 없는 거 같다. 많이 사라지고 부러지고 했지만 사용 연한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았다. 아 오렌지 세정제도 있구나. 자전거 청소할 때 꽤 좋다.

여튼 압도적인 저렴함에 혹해서 실험을 해보지만 결국 결론은 몇 천원 주고 구입한 쓰레기만 늘어날 뿐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막상 가격을 보면 또 혹하겠지...

5. 여튼 할 일이 많다. 일단 건강해야 함. 마음의 치유는 그 다음에.

20140813

여름도 끝이 났지만

입추를 기점으로 아침 저녁이 나름 쌀쌀하다. 습기도 싹 가셨다. 하지만 사는 건 지지부진하다. 요새 하는 거라곤 캔디 크러쉬 사가 하기 + 에이핑크 동영상 보기 + 먹는 거 생각하기 or 먹기 뿐인 거 같다. 나머지 빈칸은 잠 자기. 잠도 얼마 안 잔다. 그래서 피곤한 채여도 캔디 크러쉬와 에핑 보기와 먹기는 할 수 있다. 인간은 위대하다.

 

1. 우선 캔디 크러쉬는 사실 엄청 한심한 게임이다. 딱히 실력 이런 게 필요한 것도 아니고 쌓이지도 않는다. 그냥 운 좋은 한 판을 기다리는 게임이다. 그리고 판이 갈 수록 운 좋은 한 판이 나오는 텀이 길어진다. 그러므로 운 좋은 게 나왔을 때 못하면 또 한참이 지나간다. 뭐 이런 게 다 있냐 싶은데 600판이 넘게 있어서 한도 없이 할 수 있다. 이래가지곤 중간에 지워버리지 않을까 싶다. 판을 못 깨면 30분 간 못하는데 그 동안에는 비쥬얼드를 한다.

 

2. 에핑 동영상은 그냥 틀어놓고 있다...고 보는 게 맞겠다. 일주일 쯤 그랬더니 딱히 더 볼 것도 없으니 계속 반복 재생이다. 여튼 일종의 팬이 되었는데 무얼 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뭐가 없다. 그러므로 언제나 그러하듯 나같은 팬은 역시 :

기업 구조를 좀 분석해 봤는데 소속사는 에이큐브다. 에이큐브는 큐브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다. 이게 좀 이상한데(딱히 소유 뭐 이런 것도 아니고 정확히 뭔지는 잘 모르겠다) 큐브 회장(회장이라는 명칭을 쓰는 곳이 SM 말고 연예 기획사 중에 몇 안된다)의 말에 의하면 현대자동차라는 회사 안에 있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관계... 같은 거라고 한다. 여하튼 에이핑크가 1위할 때 감사 인사를 들어보면 에이큐브의 최대표 이야기도 하지만 큐브의 홍회장 이야기도 한다.

그리고 두 소속사 연예인들도 마치 한 회사인 것처럼 행동한다. 에이핑크 데뷔 무대할 때 대기실에서 쭉 지켜보던 포미닛의 모습도 있었고 포미닛 여행 예능에도 에이핑크가 나왔다. 그다지 친한 거 같진 않지만 여튼 한 회사다라는 느낌은 확실하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좋아하는 아이돌, 멋지다고 생각하는 아이돌 등등 물어보면 아주 높은 확률로 같은 계열사에서 답이 나온다. 얼마 전 현아가 예쁜 아이돌로 에이핑크의 나은을 뽑았고, 에이핑크에게 남 아이돌 뭐라도 물어보면 비투비가 나오는 것처럼...

큐브와 JYP의 관계는 잘 알려져있다. 2AM이 큐브에서 데뷔했고(바로 JYP로 넘어갔다) 초롱을 비롯해 에이핑크 멤버 몇 명이 JYP 연습생에서 넘어왔다. 2011년에 에이핑크 뉴스 처음 시작할 때 MC들을 보면 지나, 2AM이 있고 인피니트가 있었다. 인피니트는 울림 소속인데 지금은 SM 자회사다. 여튼 큐브와 JYP 사이에 지금 시점에서 돈이 많이 얽혀 있는 거 같지는 않다.

이와 별개로 큐브와 주간아이돌의 관계도 좀 재밌다. 주간아이돌 전반부 보조 MC 두 명이 비투비의 일훈과 에이핑크 보미다. 그 전에 객원 MC가 필요할 땐 포미닛의 소현이 왔었다. 참고로 형돈-대준이 요즘에 하는 히트제조기의 빅병 멤버는 빅스 2명(황세준의 젤리피쉬 엔터 소속), 비투비 1명(큐브 소속), 갓세븐 1명(JYP 소속)이다.

뭐 여튼 그런데 큐브의 지분 50.1%를 올해 초에 iHQ(구 싸이더스)가 사들였다. 즉 큐브는 이제 iHQ 거다. iHQ는 상장이 되어 있기 때문에 큐브가 이를 통해 우회상장을 하려고 했는데 여차저차해서 포기했다. 그러므로 에핑이 잘됐으면... 한다면 극히 간접적이고 좀 많이 돌기는 하지만 iHQ의 주식을 사면 된다. 큐브는 아마 올해 말에 단독 상장을 시도할 거 같다. 그건 그때가서 생각해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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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앨범 출하량과 디지털 음원 분야를 보면 에이큐브가 디지털 4위에 있다. 에이큐브 소속 아티스트가 허각하고 에이핑크 밖에 없으므로 저건 거의 에이핑크가 만든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큐브 단독 상장은 현재로서는 가능성의 범위 바깥에 있다. 그리고 저 표를 보면 2013년에 큐브의 비스트나 포미닛은 해외, 에이큐브의 에이핑크는 내수가 보다 중심이 아니었나 짐작할 수 있다.

큐브의 단점은 한류가 끝자락이라는 것. 혹시나 별 일이 있지 않는 한 이미 자리를 잡은 SM이나 YG처럼 되긴 어려울 거 같다. 장점은 JYP의 영향력이 줄어든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게 스타쉽(씨스타가 있다)과 큐브인데 둘 다 연예인풀이 좋다는 점. iHQ 예하인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iHQ의 대차대조표를 보면 그것도 꽤 재밌는데... 뭐 더 자세한 이야기는 관두고. 여튼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3. 먹는 거.. 계속 먹는다. 아임 스틸 헝그리. 마음이 허해서 그래 흑흑

20140801

공간의 활용

사실 에이핑크의 춤이라는 게 댄싱9 같은 것도 아니고 팝핀같은 것도 아니고 그렇게 난도가 높다고 할 수는 없다. 율동에 매우 가깝고 특히 가사를 동작으로 표현한 형태가 많다. 대신 모두가 다 따라할 수 있어야 하는 율동과 비교해 보자면 동작의 갯수를 훨씬 늘려 덴서티를 높임으로써 빈 자리가 없게 만들었고, 그 상태로 리듬과 간극을 거의 맥시멈까지 끌어올렸다... 였는데 초기에 비하면 그 정도가 줄어들면서 더 세련되어지고 있다.

뭐 말이 그렇다는 거고 나중에 뭘 할 지 모르겠지만 지금 현 상태로는 댄싱 머신으로 흥하는 그룹도 아니고 그런 컨셉도 아니다. 어쨌든 이런 형태의 안무가 있는 그룹은 공간의 활용이 더 돋보이게 되므로 중요하다.


데뷔곡 '몰라요'는 사실 평범한데 초기 7명 멤버 시절이라 흔한 W자 형태(앞뒤로 서 있는) 배치가 기본이다. 보컬이 유동적으로 빠지는데 구조에 크게 구애받진 않는다. 초창기라 그런지 확실히 딱딱 떨어지는 맛은 덜하다. 그리고 이 곡이 처음 나왔을 때를 기억해 보면 사실 손나은이 50쯤 먹고, 손으로 하는 나비 동작이 20쯤 먹고 가는 곡이었다. 어엇! 대체 이게 뭐야!였으니까.





다음 활동곡인 'MY MY' 역시 W를 기본 형태로 하고 역 V자 형태와 흩어졌다 모였다 타입의 안무가 나온다. 이게 에이핑크 특유의 기본 스타일이다.





'HUSH!' 역시 W가 기본인데 ㅡ자로 서 있는 모습도 나온다. 사실 7명이나 되기 때문에 이렇게 나란히 서는 건 살짝 부담스러운 모습이긴 하다. 컨셉도 약간 변해서 일단 하얀 샬랄라 옷이 아니다.



이외에 'It Girl'과 '부비부'도 있지만 생략.




이렇게 하고 나서 1년이 좀 넘는 잠수 기간을 가지게 된다. 그 와중에 멤버가 한 명 빠지고(유경) 컴백을 한다. 6인 체제 첫 번째 곡은 NoNoNo.



6명이 되면서 개인의 공간 활용폭이 넓어졌다. 그룹 전체가 ㅡ를 기본으로 W, I, 역 V 형태를 자유자재로 넘나들고 그러면서도 전체 뷰를 흐트러트리지 않도록 자연스럽다. 유경이 있던 시절도 물론 괜찮았지만 6명이 되면서 확실히 전체적으로 가벼워지고 뭔가 달라졌다는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전반적으로 '몰라요'의 발전형이라 할 수 있고 중간 중간 셀프 오마쥬 비슷한 것도 들어있다.

개인적으로는 마이마이와 노노노의 패턴과 발전 양상이 현재의 에이핑크를 볼 때 가장 중요한 지점으로 보인다.



그리고 가장 최근곡인 'Mr.Chu'. 38초 정도에 시작.



흩어지고 모이고, V와 역V를 왔다갔다. 이 곡은 모든 면에서 가히 지금까지 나온 에이핑크 스타일의 집대성이라 할 만하다. 그걸 아주 솜씨좋게 한데 모아다 펑하고 터트렸다. 전체 뷰에서 정면에서 봤을 때 뒤에 한 명이 자주 가려지는 문제가 약간 아쉽고, 다른 모든 곡도 마찬가지지만 곡의 빠르기가 흩어졌다 모였다를 물리적으로 할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어쨌든 '몰라요'에서 시작된 컨셉은 '미스터츄'에서 이렇게 완성이 되면서 일단 방점 하나를 찍었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다음 행보가 무엇이 될 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다. 국내 팬덤수 2위의 대형 걸그룹인데 게다가 최연소 걸그룹이고 이제는 4년차다. 개인 활동량도 대폭 커졌고, 일본 진출도 확정되었다. 에이핑크의 최대 장점이라 할 수 있는 '자기들끼리 모였을 때 포텐이 폭발하는 왁자지껄 예능'인 쇼타임도 곧 시작한다. 음악적으로는 하던 거 굳히기(하지만 차칫 지루할 수 있다), 방향 전환(하지만 현재 팬들이 놀랄 수 있다) 중 하나일텐데 무엇이 나와도 그렇게 사실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닐 듯 하다.



부록 : 윤보미 감독의 고양이 MV

탁월, 표현, 방식

1. 듄의 캐릭터 중 가장 재미있는 건 레이디 제시카다. 그리고 집단 중에서도 베네 게세리트다. 예컨대 듄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건 누군가라고 하면 베네 게세리트다. 수천 년의 계획 속에서 적당히 결함있는 귀족 집단, 황제 집단을 재생산하며 자신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