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319

사이타마 애견가 연쇄 살인 사건

93년 일본 사이타마에서 일어난 이 사건은 소노 시온의 영화 '차가운 열대어(冷たい熱帶魚)의 배경이 되었다. 하드코어 풍의 소노 시온 영화는 요즘 피와 살이 튀는 영화를 보면 한숨만 나오는 처지라 그냥 그랬다.  노리코의 식탁은 약간 깝깝할 거 같아서 안 봤고, 러브 익스포져는 좀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있다. 컴퓨터 고치면 러브 익스포져나 한 번 더 봐야겠다.
어쨋든 영화를 보고 나중에 사이타마 애견가 연쇄 살인 사건(埼玉愛犬家連続殺人事件)이나 좀 찾아보자 했었는데 문득 생각난 김에 정리해 놓는다. 일본 위키피디아가 중심이고 나머지는 좀 찾은 것들.
* 간략한 내용
사이타마현 쿠마가야시에서 アフリカケンネル(아프리카 케네루, Kennel, 개집)이라는 애견샵이 있었다. 부부가 운영하는데(X와 Y) 개의 짝짓기를 무척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강아지가 태어나면 고가로 사들인다라는 마케팅을 하고 있었다. 알래스칸 말라뮤트의 브리더로 나름 유명했지만 버블 붕괴 후에 부채가 늘어 경영에 고민이 많았다.
여튼 막상 강아지가 오면 트집을 잡아 언쟁을 벌려 고객들과 분쟁이 잦았다. 이 부부는 언쟁이 발생한 고객을 개 도살용 약품인 질산 스트리키네를 이용해 독살, 총 4명이 희생되었다. 시체는 다 분리되어 산, 강, 목욕탕 등등에 버려졌는데 그래서 시체없는 사건으로 불렸다. 여기에 가게 임원인 Z의 도움이 있었다.
94년 1월에 피의자가 잡혔지만 이 사건과 무관했고, 2월부터 언론에 알려지기 시작, 12월에 피해자 유품 등이 발견, 95년 1월에 부부는 체포되었다. 물증이 거의 없었는데 Z의 도움이 절대적이었다. Z과 검찰의 밀약이 문제가 되어 재판이 어려워졌지만 결국 2001년 사형이 선고되었고, 2005년 고등법원에서 사형 선고, 2009년 대법원이 상고를 기각하면서 사형이 확정되었다.

* 남편 X
1942년 사이타마 치치부시 출신. 아프리카 켄넬 창업자, 실질 경영인. 애완 동물, 맹수 취급, 브리더로서 평이 좋았다. 거짓말이 버릇이어서 브리더로서 잡지와 TV 인터뷰를 할 때 뻥이 많았고, 야쿠자 돈을 빌렸다가 문제가 생겨서 왼손 새끼 손가락이 없다.
X는 살인 철학으로 다섯 가지를 들고 있다 - 세상을 위해 죽인다, 보험금 목적은 안된다, 욕심 많은 놈을 죽인다, 피는 안 흘리도록, 시체는 투명하게 처리가 가장 중요.

* 부인 Y
1957년 쿠마 출신. 아프리카 켄넬의 등기 사장이다. 원래 X 혼자 운영했는데 나중에 결혼하면서 동업이 된다. X는 7번째, Y는 2번째 결혼. X를 알기 전까지는 평범한 생활을 했었는데 결혼 후 등에 용 문신을 새기는 등 X와 일체감이 깊었다고 한다.
금전 관리 능력이 뛰어나 아프리카 켄넬의 경비 쪽은 Y가 담당했다. 그러다가 세금 문제로 93년 위장 이혼을 하고 Y가 형식적 사장이 되었다. 4개의 살인 사건 중 2, 3번째는 살인 현장에 동석했고, 모든 사건에서 사체의 해체 작업을 했다.

* 임원 Z
1956년 토마야 출신. 군마현에서 화물차를 개조한 집에 살고 있었는데 X를 만나 아프리칸 켄넬의 임원이 된다. 실질적으로는 X의 심부름, 운전사 직을 담당했다. 첫번째 사건 때 X로부터 협박을 받아 시체를 운반했고, 자택이 산 속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에 인가가 없기 때문에 시체 해체 장소로 제공했고 모든 사건의 시체 손괴, 유기에 가담했다.
3년형을 받아 복역했고, 98년 만기 출소해 이 사건에 대한 책을 발간했다.

* 첫번째 사건
산업 폐기물 처리 회사에 다니는 A씨 - 개를 구입하기 위해 아프리카 켄넬을 찾았다가 X와 친분을 쌓게 된다. 당시 새로운 사업을 계획하고 있던 A는 X의 권유로 개 사육 사업을 시작, 로디시안 릿지백 견종 암컷을 짝짓기 포함 1100만엔에 구입한다.
하지만 지인으로부터 이 개 가격이 수십만 엔 정도이고, 고령이라 번식에 적합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된다. 거기다 개는 도망가버려서 짝짓기 취소와 대금 반환을 요구했다. X와 Y는 금전적으로 궁한 상황이었고, 결국 돈을 갚지 않기 위해 살해를 결심한다.
둘은 돈을 돌려준다고 A를 유인, 질산 스트리키네 캡슐을 영양제와 섞여 먹여 살해했다. 그 다음 Z를 위협해 사건에 가담시킨다. X는 시체를 해체하고, A의 자동차는 도쿄 지하철 역에 방치하고, 뼈와 소지품은 드럼통에서 소각하고 나머지 살 등은 국유림에 유기한다.

* 두번째, 세번째 사건
야쿠자 B는 X와 친분이 있었는데, 고객과 트러블이 발생했을 때 B가 해결을 해 줬다. B는 A를 살해한 게 X라는 사실을 눈치채고 상당한 금전을 요구한다. 이에 X와 Y는 살인을 결심하게 되는데 B와 항상 함께 다니는 C도 함께 살해하기로 한다.
X, Y, Z는 함께 B를 찾아 나선 다음, Z는 대기하고 B와 C에게 역시 질산 스트리키네 캡슐과 영양제로 살해한다. 두 시신은 X와 Y가 목욕탕에서 공동으로 해체하고, Z는 옆에서 칼을 갈았다고. 역시 뼈와 소지품은 소각하고, 나머지는 국유림 등에 버렸다.

* 네번째 사건
교다시에 사는 주부 D는 차남이 아프리카 켄넬에서 근무하면서 X와 친하게 되었다. 하지만 X는 D에게 아프리카 켄넬의 주주가 되게 하면서 자금을 사취했다. 주주 이야기가 거짓임이 드러나면 출자금 뿐만 아니라 과거에 판매한 개(총 900만엔)의 반환 요구도 들어올 것으로 예상, 살해를 결심한다. 재판 과정에서 X가 D와의 교제를 번거로워 했다는 진술도 있었다.
X는 교다 시내에서 출자금 명목으로 D의 전 재산인 270만엔 정도를 사취하고, 질산 스트리키네 캡슐을 이용해 살해했다. Z의 저서에 의하면 X는 D를 시간했다고 한다. X가 D의 시체를 해체하고 역시 마찬가지로 유기되었다. Y의 혐의가 있기는 했지만 X 단독 범행으로 결론이 난다.

* 수사 / 체포
범인들은 뼈, 살, 피부, 내장 등으로 분리하고 뼈는 의복, 소지품과 함께 재가 될 때까지 소각했다. 살 등은 태우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분리했다고 한다. 나머지는 몇 cm 단위로 절단해 숲 등에 버렸다.
시체가 없어 수사가 난항을 거듭했지만 Z의 진술을 토대로 국유림 등지에서 뼈조각, 휴대전화 기판, 자동차 열쇠, 롤렉스 시계의 시리얼 부분 등이 발견되었다. 소각된 것들은 DNA 감정이 불가능했고 유품을 통해 신원 확인이 되었다. 사건 발생하고 1년 반~2년 정도가 지났는데도 금속 등은 물에 흐르지 않고 현장에 그대로 있었다고 한다.
95년 체포 직후에 한신 대지진이 났고, 이후 옴 진리교 사건이 잇달아 발생 사건의 규모에 비해 그렇게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이 외에 X의 주변인 E, F, G 3인의 남녀가 실종되었는데 물증을 발견하지 못해 미해결 사건으로 남아있다.


이 글을 쓴지 꽤 됐는데 많은 분들이 읽고 가시는 듯 하여 몇 가지를 보충한다.

* 사이타마 애견가 살인 사건과 거의 비슷한 타입의 범죄가 비슷한 시기 오사카에서도 있었다. 오사카 애견가 살인 사건이라고 한다. 참고(링크).

* 본문에서 말한 Z가 낸 책은 여기(링크)와 여기(링크)에서 구입할 수 있다. 절판이 되었지만 거래가 되고는 있다. 대신 약간 비싸서 4천엔 정도다. 영화가 나올 때 쯤 6천엔 대까지 올랐다가 내린 듯.

댓글 4개:

  1. 잘 봤습니다 저도 방금 이 영화를 보고 실제 이야기가 궁금해서 쳐봤는데 실화내용도 상당히 충격적이네요 사람을 그렇게 쉽게 죽일 만큼 세상이 변해가는게 무섭네요 최근엔 이 영화와 비슷한 수원살인사건도 정말 무섭고요 남의 일이 아닌 이야기같아서 이 영화를 보면서 느끼는게 많았습니다

    답글삭제
    답글
    1. 영화보다 현실이 더 무섭죠 ㅠㅠ

      삭제
  2. 방금 영화보고 실화이야기가 궁금해서 찾습니다
    사카키바라 살인사건 만큼이나 충격적인 사건이네요
    종반부까지 가서는 완전 주인공 남자한테 공감해버려서
    마지막 장면 빼고는 되게 통쾌해 하면서 봤는데
    이런 제가 이상한 걸까요.....

    답글삭제
    답글
    1. 영화니까요. 실행만 안하시면 괜찮은겁니다. ^^

      삭제

추위, 오구오구, 훈련

1. 너무 춥다. 집에 오는 길에 날씨를 보니 기온은 0도, 바람이 좀 불어서 체감 온도는 영하 3도 쯤이다. 옷은 작년 한 겨울 쯤 입은 것과 거의 같았는데 셔츠에 플리스, 오리털 파카, 청바지에 운동화였다. 여기에 머플러, 더 추우면 히트텍 정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