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31

2NE1의 Global Tour를 보다

며칠 전에 말했던 2ne1의 2012년 공연을 담은 dvd를 봤다. cd로도 발매되었다. 제목이 글로벌로 달려있지만 디브이디는 한국 공연이다. 그렇다면 투어 이름이 글로벌이었나 본데 레이디 가가처럼 좀 그럴 듯한 타이틀을 달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여하튼 공연은 시종일관 화이팅이 넘치고 흥겹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걸그룹, 만약 이들이 그렇게 불리는 걸 원치 않는다면 대충 멋진 그룹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공연으로서는 아쉬움이 좀 있다. 기본적으로 공연에서 락 그룹의 포지셔닝을 취하고 있고, 보다보면 어딘가 군대.. 같다. 그것도 공연용으로 구조된 군대가 아니라 현역같다.

결국 공연이란 완성도 높게 만들고(악기 소리가 꽤 잘들린다) 흥겨우면 그만 아닌가하는 태도인데 글쎄, 잘 모르겠다. 보는 동안 내내 소리 좀 그만 지르고 좀 더 시간방지게 디테일을 많이 살려가며 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하는 생각이 자꾸 든다.

오늘 밤 여러분들이 너무 사랑스러워요 같은 닭살스러운 멘트가 나오면 팬들은 정말 기쁜가. 오늘 신나게 놀아요라고 말하면 정말 그 전보다 신나지는가. 어떤 면에서는 대규모 락페에 처음 나온 이제 막 핫한 자리에 올라서 의욕이 넘치는 한국 밴드같고, 또 어떤 면에서는 사랑과 우정이 넘실거리는 청춘 드라마같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 기획사의 메이저 공연이란 학예회의 연장같다.

뭐 이런 건 그룹의 애티튜드와 포지셔닝에 좀 더 충실했으면 하는, 더 바라는 바고 팬 입장에서라면 볼만한 가치가 있다. 팬이니까. 아임 유어 팬. 다라의 저 오늘 좀 끈적거릴게요 같은 멘트는 ㅎㅎㅎ

왕좌의 게임을 보다

1. 며칠에 걸쳐 시즌 1을 봤다. 스파르타쿠스나 로마, 왕좌의 게임 같은 게 인기를 끄는 요인이 뭘까 잠깐 생각해 봤지만 뭐 이런 류의 익스트림하고 화려한 것들이 지금껏 없었으니까.

이런 류들은 삼국지나 손자병법, 혹은 영웅문같은 중국의 무협 대하 사극같은 게 생각나는데 그런 것들이 미국 드라마 작가들과 링크되는 부분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판타지라는 프로토타입이 사실 거의 비슷비슷하기도 하고.

2. 여튼 왕좌는 판타지 요소가 개입되어 있는 영화중 이렇게 소박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또 있었나 싶게 찔끔거리며 나온다. 시즌 2에서는 좀 다르다는데 당분간은 생각이 안날 듯 싶다.

20130129

뭐랄까

1. 역시 이런 블로그에 제목은 불필요하다.

2. 포켓플레인을 다시 하고 있다. 이 게임은 촌각을 다투지 않고, 사람을 열심히 나르기만 하면 된다. 물론 아틀란타 공항에 5명을 태울 수 있는 피어젯이 착륙했다면 뉴욕 가는 사람보다는 델리에 가는 사람이 우선이다. 장거리 노선이 이익이 보다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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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할 때는 단거리 노선을 다니는 항공사와 장거리 노선을 다니는 항공사를 분리해서 운영하려고 했는데 이 게임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렇게 하기엔 너무너무너무 귀찮다. 그러므로 단거리는 걸어가.

이 게임은 원래 제작사에서 기차로 만들려고 했는데 대륙간 횡단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비행기로 바뀌었다. 그때 이름은 (가제) 포켓 트레인이었다. 다리를 놓는 게 옵션으로 들어가 있으면 그럭저럭 대륙 횡단에 버금가는 자질구레함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러므로 기차를 내 놓아라.

3. 강아지는 일단 추우니 이불 속으로 들어간다 - 하지만 덥다(강아지는 체온이 높고 땀구멍이 없어서 더위에 약하다) - 그러므로 다시 나온다 - 하지만 춥다 - 다시 들어간다를 종일 반복한다.

2013-01-25 01.13.59 

적절한 온도를 제공해 주지 못해 안타깝구나.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 의식을 치루고 있단다.

4. 오래간 만에 스타벅스를 갔는데 커피를 가득 채워줬다.

2013-01-26 13.40.15 

내 얼굴에 카페인 부족이라고 써 있었나. 매번 에스프레소 도피오를 마시고 싶은데 이 양적 만족감에 굴복하고 만다. 지금 시점에서는 일단은 많은 게 좋다. 가능하다면 혈관에 꽂고 싶다. 내 소원은 뇌는 전뇌, 피는 커피.

이야기를 들어보니 조선호텔 후문 쪽에 스타벅스가 또 하나 생겨서 명동에 스타벅스가 12개가 되었다고 한다. 11개를 다 들르면 한 잔 더 주는 던전 앤 드래곤 타입의 퀘스트가 진행 중이라는 거 같다.

5. 운영하고 있는 패션 블로그에 좀 복잡한 이야기를 올리면 역시 품이 많이 들어가고, 시간도 많이 들고, 실패의 위험도 높다. 하지만 쓰는 입장에서는 역시 재미있다. 패션계 상식 같은 건 그보다 품은 덜 들고 실패의 위험은 낮아진다. 소식 같은 건 맘만 잡으면 하루에 몇 개씩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실제적으로 포스팅의 인기는 소식이 압도적으로 높고 상식이 그 다음이다. 조금 복잡한 이야기는 전혀 인기없다. 이 계통은 어디나 만들고 싶은 옷을 만들기 위해 가방을 제작하는 방식으로 돌아가는 건가 싶다.

여전히 유입 검색어 인기 1위는 핫팬츠다. 참고로 이곳 블로그 올타임 검색어 1위는 g20 국가들이다. 왜 그런가 하고 검색을 좀 해봤는데 어디선가 자꾸 숙제로 나오니까 그런 거 같다. 그다지 유용한 이야기가 없어서 미안. 다음부터는 위키피디아를 찾아가세요.

조금 긴 잡담

1. 흡연을 대폭 줄이고, 혹시 집에서 빌빌대는
날이어도 산책이라도 꼭 해야겠다. 요새 몸뚱이가 정말 말이 아닌 듯. 하루에 한 끼만 먹어도 배가 안 고프고, 그마저 먹으면 복통이 온다.

2. 개인적으로 관상 같은 건 거의 관심이 없다. 표정이나 행동으로 뭔가 짐작하는 일도 의도적으로 하지 않는 편이다.

예전에 말한 적 있긴 한데 예상 적중의 득보다 오해의 실이 더 크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흔히 촉을 말하는 데 사실 그게 틀렸을 경우 수습할 길은 뻔뻔함이나 모른 척 밖에 없다. 그런 뻔뻔함은 없고 연마하고 싶은 생각도 없으니 그런 건 안하는 길을 갈 뿐.

여튼 계기가 몇 있는데 그 중 하나 군대 이야기. 후임병 중에 정말 굉장할 정도로 표정의 진실함이란 없고 말을 하면서 계속 산만하게 딴청을 피우고, 코를 만지고, 눈을 굴리는 놈이 있었다.

당시 무슨 일인가 있고 내가 그의 하루 행적을 다 아는 상황에서(그에겐 아무 잘못도 없었다) 그가 간부의 의심을 산 적이 있다. 추궁당하는 모습과 자신의 진실을 변호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도 저걸 대체 누가 믿겠냐... 싶을 정도여서 너도 참 어쩌냐 그랬었다.

묘한 건 다 알고 있음에도 그의 표정과 행동을 보면 내가 본 게 뻥 아니었을까, 과연 내가 놓친게 있지 않았을까 나 자신을 의심하게 되었다는 거다. 여튼 뭐 다행히 잘 해결되었지만 인간의 편견이란 고작 이 정도인가 등등의 생각을.

뭐 그 분야 전문가라면 또 모르겠는데 난 그쪽을 연구하고 싶은 생각은 아직 없으니.

3. 2의 이유중 하나는 억울함이 너무 싫기 때문이기도 하다. 정말 싫어해서 가능하다면 사소한 거라도 억울한 일 없이 살고 싶은데 역시 잘 안된다. 예상 적중의 기쁨을 못주기 때문에 점점 인기도 없어지는 거 같고 ㅜㅜ 하지만 억울함 해소라면 발벗고 나서요.

3. 여튼 그런 이유로 이ㄱㅎ 회장의 관상을 볼 시간에 대차대조표와 현금흐름표를 보는 걸 더 선호하게 되었다. 물론 삼전 같은 곳은 너무 복잡해서 나같은 사람은 봐봐야 별 소용이 없긴 하지만.

4. 하지만 통계는 별로 신용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나. 여기서 시작해 대표민주제 같은 것도 별로 신통한 대안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5. 일본의 동물인가 하는 자연 다큐멘터리를 봤는데 숲이 있고, 앞에는 잔디밭같은 초원이 넓게 펼쳐져 있고 거기에 여우나 사슴같은 게 있는 장면이 나왔다. 동물 빼고 나무와 풀의 배치만 가지고도 살면서 그런 풍경을 실제로 본 적이 없는 거 같다. 약간 슬퍼졌다. 일본 알프스나 개마고원은 꼭 한 번 가보고 싶다.

6. 상상력의 부족은 죄가 아니다. 하지만 자신이 아는 범위 내에서 단언하고 남을 속단하거나 강요하는 건 약간 다르다. 난쏘공에서 위기가 다가옴을 느끼자 주소 팻말을 제일 먼저 챙기는 건 상상력 같은 게 만들어 내지 못한다. 리얼이즘이니 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다. 또한 문학이나 영화 같은 게 아니라 발등에 떨어진 현실의 불 같은 문제라면 양상은 더 달라진다.

7. 2ne1의 2012 라이브 디비디를 구해 인코딩해놨다. 청담동에 한 번 갈까 하는데 별로 하릴없는 계획이라 그런지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하지만 1에서 말했듯 운동 삼아서라도 가야지!

Holy Motors를 보다

레오 까라의 2012년작 홀리 모터스를 봤다. 재미있냐 하면 그 정도는 아니지만 나쁘진 않았다. 특히 영화 내내 톤이 그다지 흔들리지 않는 미묘한 심심함은 무척 마음에 들었다.

1. 여러가지 면에서 이 영화는 이런 걸 꽤나 많이 보던 (나의) 90년대가 떠오른다. 레오 까라는 그 즈음을 다시 뒤적거리는 거 같다.

사실 이런 류의 자아 뒤흔들기는 이미 너무 많이 나왔다. 그렇지만 사는 데는 호연지기를 가지고 미래를 내다 볼 것인지, 독 짓는 늙은이가 되어 한 곳만 파고 들어갈 것인지, 아니면 정신이 점프하는 곳에 몸을 맞길지 등등 각자 여러가지 방식이 있는 법이다.

2. 또 생각나는 건 러브 익스포져. 보면서 처음엔 대체 이거 어쩔 생각이야... 하다가 파티에 다녀온 딸과 만나는 장면에서 문득 기억이 떠올랐다. 왜 그랬지 생각해 보면 아무래도 딸이 연기를 좀 못해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다. 평탄해 보이던 화면에 균열이 있었고, 뭔가 어설픈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차 그거였나 싶게 되었다.

물론 이 영화 역시 이후 러브 익스포져 만큼이나 먼 데에 있는 강을 건넌다.

3. 오스카와 에바가 만나는 장면이 연기인지 실제인지 잘 모르겠다. 복선이 깔리긴 했지만 확신이 서진 않는다.

영화를 보면서는 그게 많이 궁금했는데 이 영화가 닫히는 삼 단계(드니-운전사-리무진)를 보면서 세상 천지에 그런게 다 무슨 소용이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4. 그건 그렇고 카일리 미노그 노래 좀 이상하던데. 저렇게 성량이 가늘었었나. 그리고 침팬지는 마음에 들었지만, 롤링 스톤즈 개더스 노 모스는 별로였다.

5. 이걸 쓰면서 문득 든 생각이 : 이 영화를 아직 못 본 사람이 지금 써놓은 이야기를 자세히 탐독한다면 과연 영화의 얼마 만큼을 예상할 수 있을까. 그런 분이 혹시 계시다면 댓글을 부탁드려본다.

20130127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보다

클라우드 아틀라스를 봤다. "그 늙은 뼈를 따뜻하게 해줄께"였나. 여튼 마지막에 할 베리가 톰 행크스에게 했던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을 보는 내내 대체 저 폰트는 무엇인가 궁금했다.

검색해 보니 누가 이런 걸 그려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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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보고 알았는데 그 야매 의사가 할 베리였냐...

1월도 거의 끝나간다

1. 2013년 1월도 끝나간다. 다른 년도에 비해 2013이라는 숫자는 입에 잘 붙어서 2012년이라는 실수를 잘 안한다...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생각해 보니 말할 일도 거의 없다.

2. 나름 슬럼프다. ㄷㅁㄴ 3호에 글을 쓰면서 너무 헤매다 보니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상태가 되어 버렸다. 언제나 뭔가 적고 나면 아쉽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좀 심해서 결국 이도 저도 아닌 이상한 이야기가 되고 말았다. 덕분에 아직도 썼던 걸 다시 못 보고 있다. 하지만 뭐 이미 나왔으니 할 수 없고(ㅜㅜ) 다른 글들이 워낙 재미있으니 ㄷㅁㄴ를 보세요. 4호도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이번에 ㄷㅇ 매거진 작업을 하면서도 위의 헤맴이 비슷하게 연장되면서 며칠을 고생했다. 글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최근 3일은 거의 아무 짓도 안하고 글자만 들여다봤더니 아, 원래 이렇게 하던 거였지 하던 감각이 다시 좀 생기는 거 같기는 하다. 어떻게 될 지는 봐야겠지만 여하튼 최근들어 이상하게 고생이다.

왜 그럴까 생각해 보면 우선 너무 추운 거랑, 돈이 없어도 너무 없는 게 원인이 아닌가 싶다.

3. 이 덕분에 1월 작황은 매우 좋지 않다. 극복... ㅜㅜ

4. 일요일에 집에 있으면 산책을 한다. 2.5km 정도되는 가벼운 코스로 중간에 자판기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온다. 여튼 녹은 눈이 만든 얼음과 그 위에 쌓여있는 눈이 엄청나게 쌓여있었는데 그게 싹 사라졌다. 사람이 치울래야 치울 수 없던 게 며칠 나던 햇빛에 없어졌다. 역시 태양은 참 위대하구나라는 생각을 잠시 함.

20130124

오전

오전부터 별 쓸모도 없고, 말하고 있으면 힘만 빠지는 일가지고 흥분하며 필요없는 말들을 지껄인 거 같아 마음이 무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 여리고 착한 가난한 사람들을 사람을 쉽게 믿는 호구 쯤으로 여기고 빨대를 꽃아 쭉쭉 빨아먹으며 생명을 연장하려는 자들이 자자손손 멸하길 바라는 마음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20130120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를 읽다

존 르카레의 세 번째 소설로 1963년 작이다. 이 소설로 인해 존 르카레는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설 수 있게 되었다. 책 맨 마지막에 실려있는 연보에 좀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1963년 - 세 번째 작품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발표. 이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음...(중략)... 1960년대에 쿠바 사태가 발생하여 냉전이 열전으로 바뀔 지도 모르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 영국의 사회학자들은 르카레의 소설을 이렇게 평가했음. <1960년대의 동서 긴장 상황을 명확하게 알려 주는 데는 르카레의 소설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그런 갈등의 상황에서 벗어나 가벼우면서도 행복한 무엇을 동경하게 되었는데 그런 소망을 십대의 더벅머리 소년 네 명(비틀스)이 화끈하게  충족시켜 주었다>

이 연보의 출처가 어딘지는 잘 모르겠다. 참고로 1963년은 비틀스의 데뷔 음반(Please Please Me)이 나온 해다.

20130119

풍미에 다녀왔다

낮에 어떻게 하다보니 제2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송도에 갔다. 금요일이라서 그런지 가는 길이 꽤 막혔다. 몇 개의 건물 구경을 하고(여기저기서 놀림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카날 타운 자체는 개인적으로 참 마음에 든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풍미에 갔다. 인천 차이나타운 안에 공화춘, 신승반점 등 유명한 중국집들이 있지만 이번 기회에 풍미 짜장면을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공화춘은 주인이 한 번 바뀌면서 맥락이 끊겼고, 신승반점은 공화춘의 외손녀가 하는 집이라고 들었다. 풍미는 꽤 오래된(1957년인가?) 집 중 하나다.

2013-01-18 18.15.14

전화기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이런 사진 하나. 내부의 모습. 원산지 표시에 밥이 중국산 33%에 국내산 77%라고 적혀 있는 게 인상 깊었다.

후배 김 군과 짜장면, 삼선 짬뽕, 군만두를 시켜 먹었는데 짜장면은 양이 좀 작은 듯 했고, 약간 짜다. 그래도 면의 양과 소스 사이의 균형은 좋았다. 끈적임이 전혀 없고 맛이 깔끔하다는 점도 괜찮았다. 군만두 반 접시 정도를 함께 먹으면 알맞다.

추워서 별 생각없이 시켰던 삼선 짬뽕은 아주 좋았다. 매운 정도가 아주 적당하다. 특히 어제 밤 끙끙 앓다가 비로소 사라져가는 몸살 기운에 겔겔거리고 있던 몸이 그대로 반응을 보였다. 그럴 줄 알았으면 짜장면 말고 굴짬뽕을 먹는 거였는데 했지만, 그랬다면 지금 포스팅을 쓰면서 풍미 짜장면은 또 언제 먹어보냐 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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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에서는 해지는 걸 봤다. 구름 뒤로 넘어가버리는 바람에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는 건 볼 수 없었다.

20130118

감각, 일상, 잡지, 추위

1. 몸의 부분이 좋지 않을 때는 금방 눈치를 챌 수 있다. 하지만 온 몸에 문제가 생기면 - 예를 들어 급체, 몸살, 배고픔 등등 - 그저 뭔가 이상한데 하면서 지나치다가 깨닫고 나면 이미 심각해진 다음인 경우가 많다.

어제 전자렌지가 하나 생겨서 집에 들고 왔다. 얼마 전 데스크탑 본체 + 엘시디 모니터를 양 손에 하나씩 들고 도보 + 버스 + 지하철 + 환승 + 도보를 한 경험이 있으므로 사실 크게 걱정하진 않았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전자렌지 하나가 둘 합친 거보다 무거운 듯. 여하튼 그렇게 들고 왔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부터 찌뿌둥하고 왠지 추위가 많이 느껴지네 했지만 그래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늦은 지하철을 타고 귀가해 옷을 갈아입고, 씻고 나서 이불 속에 들어가면서 극심한 오한을 느끼고서야 깨달았다. 나는 양 팔과 두 다리에 알이 배겼고, 몸살이 난 것이다. 흑흑 ㅜㅜ

2. 규칙적으로 다시 보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이나중 탁구부다. 어제 오늘 다 읽었다. 여전히 재미있긴 하지만 이제는 부족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좀 더 새롭고 자극적인 롤 모델이자 레퍼런스를 찾아봐야 겠다.

3. 존 르 카레의 "추운 나라..."를 여전히 읽고 있다. 확실히 영상물을 보는 거에 비해 진도가 더디다. 사실 이런 첩보물에 별 다른 호감이 있거나 한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연속으로 보고 있고, 나름 재미도 있다. 팅커 테일러 영문판은 일단 보류했다. 복잡한 내용이라 요즘의 심신으로는 버겁다. 번역본은 읽을 생각이다. 사실 그럴 거면 영상물을 나중에 봐야 됐는데 무계획의 비참한 결과...

4. 트위터에서 한유주 번역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읽을 생각이다. 앨리스는 하나 구비해 놓을 생각이 있으니 좀 알아봐야겠다.

5. 토요일에 로라이즈에서 도미노 3호 발간 파티가 있다. 매번 참 뻘줌한 행사인데 이번에는 사람들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전시도 없다. 뭔가 이야기를 해야 해서 생각 중인데 흐음. 굳이 장난의 패를 내보일 필요는 없다는 점에서 이런 건 딜레마다. 엉뚱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서 2를 한 건데 인스피레이션은 없다. 1의 탓도 있다.

6. 디어 회의를 했다. 내내 머리가 참 안 돌아간다고 생각했는데 이유는 1번인 거 같다.

7. 이불 속에서 아이폰을 두드리고 있는데 몸은 추위에 부들부들 떨리면서도 손은 괜찮다. 낮에 좀 자기도 했다. 여튼 이러고 있으니 물에 빠져도 입은 물 위로 재잘재잘이라는 옛 이야기가 생각난다.

8. 상황이 심각하게 안 좋다. 워낙 불규칙적이라 뭐만 먹으면 배가 아프다. 역시 이렇게 되는 수순인가. 몇 가지 할 일들(사람과 관련된)은 제대로 마쳐야 될 텐데.

20130115

지나가는 이야기

1. 모로호시의 서유요원전을 보고 있다. 이 기나긴 이야기를 모로호시가 과연 끝낼 수 있을 지 궁금하다. 여하튼 가고 있는 루트를 지도 등을 보면서 참조하고 있다. 이제 양주성에 도착했고, 슬슬 서역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여하튼 검색을 하다 보니 혜초 스님이 천축에 다녀온 루트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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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안에서 출발해 황하길을 통해 들어가서 인도 동쪽 바다로 빠져나와 광주로 갔다. 중간에 고비 사막이 있고, 히말라야가 있다.

 

2. 아이폰을 바꿨는데 말했듯이 문제가 좀 있는 상태다. 그런데 복원 과정에서 드롭박스가 말 같지도 않은 뻘짓을 저질렀다. 다음 클라우드는 사진 자동 업로드를 해 놓으면 올리기 시작하는 시점을 택할 수 있는데 드롭박스에게 그딴 건 없다. 그렇찮아도 짜증나는데 으휴...

 

3. 아이폰 뒷판을 갈아야 한다. 아무리 그래도 3gs보다 사진이 흐리게 나오는 건 어떻게 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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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트 사진... 으으음. 가능하다면 그냥 쓰고 싶은데.

 

4. 두 개의 컴퓨터 마우스가 다 고장이다. 마우스 사용 방식에 문제가 있는 걸까?

20130114

Tinker Tailor Soldier Spy, BBC판을 보다

전화기 때문에 고생을 좀 했던 하루다. 여하튼 현재 스코어 전화는 받을 수 없고(유심 인식이 안 된다), 카카오톡, 왓츠앱, iMessage 등등은 가능하다. 내일 좀 더 알아봐야겠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BBC 판을 봤다. 총 7편으로 되어 있다. 소설은 1974년, TV 시리즈는 1979년, BBC 라디오 4에서 1988년, 그리고 2009년에 새로 만들어졌고, 2011년에 영화가 나왔다.

JohnLeCarre_TinkerTailorSoldierSpy

영국판 책 표지가 이렇게 생겼었다는데 BBC 시리즈도 이걸 살렸다. 스파이와 관료제, 서류들, 그리고 담배와 술이 얽혀 있다. 50분 정도로 7편이니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가 있는 만큼 차곡차곡 쌓으며 만든 티가 난다. 그럴 수 있는 시대였기도 했고, 어딘가 BBC스럽기도 하고.

이 소설의 모티브가 된 사건은 존 르 카레가 경험하기도 했었던 캠브리지 파이브(링크), 그리고 칼라의 모델은 KGB의 렘 크라실니코프(링크)다.

조지 스마일리하면 이 모습을 많이 캡쳐하길래 나도.

smiley

레미제라블을 읽다

다들 영화를 보고 있지만, 책을 읽었다. 아이북스 스토어에 한글판이 두 가지가 있는데 5권짜리(이건 권당 7.99불, 8.99불이다)가 있고, 1권짜리 무료 버전이 있다. 5권짜리가 다 합쳐서 대충 2500페이지 정도 되는데 그걸 400페이지 안쪽으로 줄인 버전이다. 물론 테스트라 무료 버전으로.

이 책읽기에는 두 가지 목적이 있었는데 하나는 읽은 지 엄청나게 오래된 걸 이번 기회에 다시 한 번 보자 + 나는 과연 아이북스 전자책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가였다.

후자의 경우

- 소설을 읽으면서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그게 좀 어렵다. 등장인물을 잘 못 외워서 '폭풍의 언덕'과 '죄와 벌'을 읽으면서 생긴 습관이다. 덕분에 히이드 클리프나 라스콜리니코프 같은 이름이 여전히 머리 속에 남아있다. (참고로 폭풍의 언덕의 경우 3대가 입체로 내려오기 때문에 벽걸이형 달력 정도 크기의 종이는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는 약간은 필사적으로 이름을 기억하기 위해 애써야 했다. 뭐 결과적으로는 이런 습관이 자연스러워지는 게 나을 거 같기도 하고.

- 아이폰으로 봤는데 한 페이지에 들어갈 수 있는 글자수가 너무 적다. 글을 읽는 행위와 페이지 넘기는 행위가 혼재하는 바람에 산만해진다. 더구나 기술적인 문제 - 페이지가 잘 안 넘어간다든가 하는 등등 - 의 존재가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영어의 경우에는 한 페이지에 들어가있는 단어수의 측면에서 약간 더 낫기는 한데 이건 대신 또 너무 촘촘해 매직아이를 보는 기분이 든다. 결국 아이패드, 적어도 아이패드 미니 정도는 되야 양쪽의 타협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왕 TV 미니시리즈를 보기 시작했으니 한꺼번에 읽어 버리자는 기분으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한 권 사봤다. 아이북스에서 찾아보면(영어판 존 르 카레 소설은 거의 다 있다) TTSS가 3가지가 나오는데(한글판은 없다) 원래 책이 12.99불인데 영화 나오고 나온 게(Enhanced 버전으로 영화 예고편 같은 게 들어있다) 11.99불이다. 뭔가 불안해서 원래 책을 샀다. 이거 말고 칼라 트릴로지 디지털 컬렉션이라는 게 있는데 TTSS와 The Honourable Schoolboy, Smiley's People 세 권을 묶어서 29.99불로 판다.

그런데 오늘 ㄷㅁㄴ 교정으로 ㄱ앤ㅎ 사무실에 갔다가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열린 책들)를 빌려오는 바람에 일정이 좀 꼬였다. 빌린 거 먼저, 는 일단 원칙이다.

 

소설은 예전에도 그렇게 느꼈겠지만 여전히 깝깝하다. 어떻게 될 지 알고 있으니까 더 짜증난다. 하도 이런 깝깝한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다보니(나이가 들 수록 생활이 안 풀려서 그런 건지 이런 경향이 심해지는 듯 - 넉넉하고 안정적인 환경이었다면 이런 소설을 즐기며 볼 수 있었을까 궁금하다) 예전에 안 그런 게 뭐 있을까 하고 찾아본 적이 있다.

당시 집에 있던 한국 소설 전집인가 하는 세로로 적혀 있는 소설책 중에 그런 걸 하나 찾았었는데(이광수의 별로 안 유명한 소설이었던가 그랬는데 정확히 기억은 안 난다) 여하튼 사건은 계속 있기는 한데 싹이 나오자 마자 잘라버리며 의문의 여지없이 샥샥 풀리는 이야기였다. 하지만 보다시피 제목도 생각 안 날 만큼 기억에서 사라져있다.

 

할 일이 전혀 없으니 이런 것들을 쌓아 놓는다.

20130112

동파육을 만들어 먹었다

돼지고기 앞다리살을 사 놓은 게 있었고, 워낙 할 일이 없는 토요일이라 시작했다. 몇 년 전에 한번 만들어 봤는데 그때는 인터넷 검색하면 나오는 한시간 남짓 걸리는 레시피를 보고 했었다. 설탕을 많이 넣어서 좀 달았던... ㅜㅜ

그러다가 다른 레시피를 찾았는데 아무래도 이게 더 괜찮을 거 같아 Pocket(리드 잇 레이터가 바뀐 거)에다 넣어놓고 몇 달이 또 지났다. 동파육은 삼겹살로 만드는 게 맛있기 때문에 이걸로 차슈를 만들 생각이었는데 좀 더 고급 요리를 해보자라는 생각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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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어두워서 밝게 했는데 더 까맣다. 이건 복잡하진 않지만 긴 시간이 들기 때문에 간단히 레시피를 남겨 놓는다. 이왕 하는 거라면 좀 더 좋은 재료를 확보한 다음 시작하도록. 4시간 쯤 지난 다음 이럴 거면 좀 제대로 할 걸 하고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동파육 요리는 사실 별로 요구되는 기술은 없다. 오로지 인내, 그리고 다 끝나고 나서 설거지라는 대노동이 기다리고 있을 뿐.

400px-BCfood12

원래는 청경채가 안들어가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어디선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위키피디아에서 찾아봐도 청경채는 들어가 있지 않다. 청경채가 들어가기 시작한 게 일본이라는 거 같은데 자세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청경채를 좋아하므로 넣기로 했다.

돼지고기는 덩어리로 있으면 좋다. 위 사진이 정상적인 크기다. 하지만 1cm 두께로 잘라서 사왔기 때문에 차슈에서 동파육으로 바뀐 것도 있다. 여하튼 물에다 담궈서 핏물을 빼고 뭐 그런 과정을 거친다. 그러고 나서 자른다. 이상적인 크기는 역시 위 사진. 돼지껍질부터 삼겹살 안쪽까지.

 

그리고 간장 50cc, 청주 120cc, 다진 마늘 한 스푼, 다진 생강 반 스푼 정도를 섞어 소스를 만든다. 오향분을 넣으면 좋고, 청주 말고 소홍주를 넣는 게 좋다고 하는데 그런 거 없었다... 오향분은 지마켓 같은 데서도 많이 팔고 있으므로 관심있다면 도전.

이제 고기를 냄비에 넣고, 소스를 붓고, 물을 좀 넣어 고기가 잠길 정도로 만들고 대파를 잘라 넣은 다음 삶기 시작한다. 원래는 항아리에 넣고 밀폐해서 삶았다고 한다. 원래 이야기에 따르면 소동파가 그런 식으로 삶아 먹곤 했는데, 바둑 두면서 새까맣게 잊어버리고 있다가 아, 고기! 하고 열어보니 완전 맛있는 게 있더라 이런 스토리 되겠다.

하지만 항아리로 삶을 수는 없기 때문에 압력 밥솥에다 했다. 뚜껑을 닫아야 할 거 같은데 무서워서 열어놓고 했다(예전에 터진 적 있다.. -_- 참고로 펑하고 터지진 않고 압력이 나가는 곳에 뭔가가 녹으면서 김을 빼버린다 - 그런 다음 타기 시작함).

이제 8시간 동안 끓여야 한다...
...
...
...

12시 쯤 시작했는데 중간에 우동도 한 번 끓여먹고 하다가 배도 고프고, 난 누군가 또 여긴 어딘가 이런 생각이 떠올라 5시간 몇 분 만에 꺼버렸다. 애초에 고기가 얇았기 때문에 더 하면 다 녹아버리는 거 아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했고.

압력 밥솥을 보면 늘어 붙어 있는 기름 덩어리들이 있는데 그걸 소스로 뿌린다. 기름만 떠서 보관해 놨다가 나중에 쓰면 좋다고 하는데.. 귀찮다. 오랫동안 익혔으므로 고기가 흐물흐물하다. 밥에 돈부리처럼 얹어 먹어도 나쁘지 않다.

그리고 설거지... ㅜㅜ 왜 만들어 먹었을까...

예전에 말한 적 있지만 반드시 밖에서 사먹어야 하는 음식이라는 게 있다. 동파육도 물론, 아니 물론 정도가 아니라 당연히 그런 음식이다. 동파육 통조림도 어딘가 가면 있다고 한다(중국집에서 많이 쓴다고). 여하튼 이제 안 해야지.

20130111

머드맨을 읽다

이건 그래도 2권으로 끝이라 가벼운 마음으로. 원래는 1권짜리였는데 모로호시 다이지로의 설명에 의하면 순서를 좀 바꾸고 각권 말미에 단편 몇 개를 넣었다.

이걸 읽고 나서 파푸아 뉴기니를 검색했는데 맨 처음 나오는 기사가 "파푸아뉴기니 밀림에 숨어도 2주면 찾아낸다"는 해외도피자를 쫓는 사설업체에 대한 중앙일보의 기사였다.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5461476

'숲'으로 가도 찾아내나 보는군.

배틀스타 갈락티카 Blood & Chrome을 보다

배틀스타 갈락티카(이하 BG)는 1979년에 오리지널 시리즈가 있었고, 2003년에 리메이크를 시작으로 시즌 4까지인가 나오고 있다. 2010년 이후 일종의 프리퀄이 나오고 있는데 2010년에 나온 카프리카, 그리고 2012년에 나온 블러드 & 크롬이다.

사실 이 방대한 내용을 전부 다 본 건 아니고 어느날 문득 한 번 봐볼까 식으로 띄엄띄엄 본 거라 내용의 미세한 부분은 잘 모르고 그냥 사일런 나쁜 놈, 싸우자! 정도만 알고 있다. 이런 류의 SF들이 보통 그러하듯 내용을 점점 꼬면서 산으로 가고 있는 경향이 좀 있는 듯 하다.

어쨌든 인터넷 검색을 좀 해보니

BG의 기본 내용은 : 배틀스타 갈락티카의 기본 줄거리는 12 식민지로 알려진 인류 문명이 거주하는 먼 행성계를 배경으로 한다. 각 종족의 이름을 딴 12개의 행성에서 거주하는 인류는 과거 그들이 만들어 냈던 기계 문명인 사일런과 전쟁을 치른 후 휴전 상태에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모습을 한 사일런 '6호'(트리시아 헬퍼)의 꾀임에 빠져 자신도 모르게 사일런의 조력자가 된 가이우스 발타(제임스 칼리스)로 인해 모든 식민지는 사일런의 기습 핵 공격을 받았다. 행성 위에 존재했던 대부분의 문명과 10억명이 넘는 인류는 희생되었고, 이런 저런 이유로 행성을 떠나있었던 약 5만 여 명의 인간만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 곧 퇴역을 앞두고 있었던 유일하게 파괴되지 않은 전함 배틀스타 갈락티카호를 이끄는 함장 윌리엄 "빌" 아다마(에드워드 제임스 올모스)와 그의 승무원들은 대통령 로라 로슬린(메리 맥도넬)과 함께 남은 인류를 이끌고 사일런들의 끈질긴 추적과 공격을 피해 13번째 행성으로 알려진 "지구"를 찾아나서는 여정을 시작한다.

카프리카는 BG 시리즈의 주요 무대인 2차 사일런 전쟁 58년 전 이야기로 사일런의 탄생 과정, 반란 과정을 다뤘다. 총 18회 분량이었는데 미국에서는 시청률이 낮아서 13회까지만 하고 조기 종영되었고, 후에 DVD로 발매되었다. 영국, 캐나다에서는 제대로 방송되었다.

블러드 앤 크롬은 유튜브에 웹시리즈로 올라왔다. http://youtu.be/pT79x4qM4FE 에서 1~6까지가 블러드 앤 크롬인데 합쳐져 있는 버전을 구할 수 있다. 이건 카프리카 이후, BG 시리즈 이전으로 BG 시리즈의 함장 아마다가 이제 막 신병으로 들어가서 모종의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을 다룬다.

어쨌든... 정말 열심히 내놓는 거 하나는 인정해 주고 싶다.

attack on Leningrad를 보다

2009년 영화로 감독은 Aleksandr Buravsky. 국내 제목은 '레닌그라드, 900일간의 전쟁'이었다. 소위 레닌그라드 포위전(Siege on Leningrad)이라고 불리던 시기에 대한 이야기다.

레닌그라드는 1939년 인구가 약 319만 명으로 소련(1922년부터 소련이다)에서 모스크바 다음의 대도시였다.

1941년 6월 22일 나치군은 소련 침공 작전 바르바로사 작전을 시작했고, 6월 27일 레닌그라드에서는 시민 동원이 결정되어 도시 방어 시설 건설이 시작된다. 독일군의 빠른 진격, 소련 내부의 혼란으로 레닌그라드 주민의 소개는 거의 이뤄지지 못했고 8월 30일 마지막 철도가 끊기고, 9월 4일 시내에 대한 폭격이 시작된다.

전기, 전화, 식량이 들어오는 루트가 모두 끊긴 채 대치가 계속되는데 호수가 얼자 그 위에 도로도 놓고, 철도도 놓는 등 여러가지 방법이 동원되지만 주민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어 나갔다. 육상 루트의 재확보는 1943년 1월 12일, 레닌그라드의 포위가 완전히 풀린 건 1944년 1월 18일이다.

이 작전으로 나치-핀란드-루마니아-불가리아-스페인 청색 사단 연합군이 최대 추정 50여만 명이 사망했고, 소련 붉은 군대가 100만 명 정도 전사/포로/실종, 240만 명이 부상 또는 질병으로 사망, 민간인이 120만 명이 사망했다.

 

여하튼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일에 대한 이야기인데 내용은 의외로 이 전쟁의 와중에 우연히 만난 러시아를 너무 사랑하는(한 명은 스탈린 지지자, 또 한 명은 영국에 망명한 백군 장군의 딸) 두 여인의 우정 혹은 사랑 이야기다. 이 둘은 여러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상대를 마음에 걸려하다가 결국 레닌그라드에 함께 남는 걸 선택하고 1943년 차례로 사망한다.

Shell Shock

저번 달에 참호에 갇힌 제1차 세계대전을 읽었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http://macrostars.blogspot.kr/2012/12/1.html

Vimeo에 1차 대전 Shell Shock에 대한 단편영화가 올라왔다. 감독은 David Roddham. 등장 인물들은 1916년 벨기에 이프르(Ypres) 전선에 들어간 영국군이다. 일단 영화.

좀 큰 화면으로 보는 게 나으니 링크를 따라가서 보는 걸 추천. Vimeo는 마우스 오른쪽 클릭하면 홈페이지로 갈 수 있다. 고증이 얼마나 완벽한 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에서 묘사했던 벨기에 전선의 상황 즉 대치, 진흙, 참호, 추위, 들판, 땅 파면 나오는 시체, 저격병, 포격, 맨몸의 돌격 등등의 상황은 잘 묘사되어 있다.

저번에 책 읽고 나서 쓴 포스팅에는 Shell Shock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사실 책에는 매우 자세하게 나온다. 쉘쇼크는 위와 같은 상황이 만들어낸 스트레스로 정신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귀울음, 기억상실, 두통 그리고 심각해져서 정신착란, 정신분열 등등 다양한 증상이 있다.

요즘에는 PTSD(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정식으로 치료를 받고 심각하게 취급된다. 아프간과 이라크 전쟁 등으로 보다 더 큰 관심이 생겼고 911 사태나 대규모 테러, 무차별 총격 등이 일어난 후에도 이 분야 치료를 한다. 예전에 대구 지하철 사건 이후에도 이와 관련된 보도들이 있었다. 물론 심적 충격의 크기와 양상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완벽히 커버하진 못할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말했듯 1차 대전 당시에는 그런 이야기는 개뿔도 안 먹히는 소리였고 그저 전선에서 빠져나가기 위한 꾀병 혹은 겁쟁이 정도로만 취급했다. 위 영화의 제목인 Coward(겁쟁이)도 거기에서 나왔다. 물론 그런 목적으로 연기를 한 이들도 분명히 존재했겠지만 관련 자료나 연구의 부재로 정확히 판단하기도 어려웠다. 전쟁 중반 이후 저런 환자가 급증하면서 여러 의사, 학자들이 본격적인 조사와 연구를 시작했고, 요양원 등을 운용했다.

그렇지만 위 영화처럼 비극으로 끝나기도 한다. 맨 마지막 자막에 보면 영국 정부는 2006년에야 이 문제에 대해 정식으로 사과했다고 한다.

당시 Shell Shock에 대한 영상들이 남아있다.

http://youtu.be/S7Jll9_EiyA

위 링크 같은 건데 관련 연구자나 그런게 아니면 봐봐야 충격적이고 마음만 답답해지니 그냥 그런게 있나보다 하는 게 나을 지도 모르겠다.

20130110

아웃레이지를 보다

아웃레이지를 봤다. 2010년 영화고 기타노 다케시 감독. 최근 들어서 다케시 영화는 본 적이 없는데 - 줄창 똑같은 거만 하고 있는 기분... - 가키노츠카이 중간에 아웃레이지 예고편이 나오는 걸 보고 저건 뭐지하고 보기 시작했다.

1. 크레딧을 보면 감독은 기타노 다케시, 배우에는 비트 다케시로 나온다. 예전에도 그랬었나 하고 찾아봤더니 그랬었다. 영화/예능을 나눠서 쓰는 줄 알았는데 감독/나머지를 나눠서 쓰는 거였나보다.

비트라는 이름은 비트 다케시 + 비트 키요시 만담 콤비로 팀 이름이 쯔비토(two beat)인데서 시작되었다.

여하튼 영화 - 예능으로 나눈다면 개인적으로는 예능 쪽의 비트 다케시를 더 좋아한다. 물론 다케시와 산마, 신스케가 같이 나왔던 호킨족이나 코마네치의 인기 같은 걸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세대는 아니지만 그 이후로도 이 음란한 저질 코미디를 이끄는 아저씨는 꽤 재미있다. 거물의 포스와 음탕함이 결합되면 지금 보이는 저 이상한 균형의 예능 캐릭터가 된다.

아웃레이지 홍보할 때인가 본데 코마네치는 36도와 45도.

 

활력이 넘치는 아저씨. 돈네루즈 vs 다케시.

 

영화는 예전 소나티네나 하나비 같은 건 꽤 좋아했다. 골치아픈 상황에 처해있는 아저씨의 이야기도 재미있고, 어쨌든 풍경도 좋기 때문이다.

아웃레이지는 소문처럼 나쁘진 않았는데, 워낙 재미없다는 소문을 많이 들어서인지 그럭저럭 괜찮게 봤다. 두 가지 영화가 생각나는데 하나는 나쁜 놈들 전성시대, 또 하나는 카지노. 결국은 다 나쁜 놈들이고, 각자 이익을 향해 돌진한다. 누군가가 전체 상황을 조절할 거 같지만 그런 거 일절 없고 누가 갑자기 총을 쏠지 모른다는 내용 되겠다.

영화 끝날 때 후속편에 대한 예고가 나온다. 하지만 보면 등장 인물이 거의 다 죽고 이시하라(카세 료) 정도 살아남아 있고 결정적으로 오오토모(비트 다케시)가 죽는데 그럼 설마 후속편에는 다케시가 안 나오는 거야? 했는데 아웃레이지 비욘드 예고편을 찾아보니 다케시가 나온다. 안 죽었던 건가...

20130109

구색 맞추기, 2013년

가키노츠카이 연말-신년 특집을 봤다. 12월 31일에 방송한 걸 1월 9일에 봤으니 대충 열흘 정도 밀린 건가.

최근 5~6년간 해가 바뀔 때 빠지지 않고 하던 요식행위들이 있다. 종로에서 보신각 타종식을 본 다던가, 동해 바닷가 어딘가에 있다던가 했고, 새해 인사를 보내고, 그 다음에 엠비씨의 가요대제전을 보고, 산타쿠와 가키노츠카이 그리고 홍백가합전을 본다. 그러고 나면 아 또 이렇게 새해인가 하는 전형적인 마음가짐의 상태가 된다.

올해는 다 빼먹었고 가요대제전은 해가 넘어가는 동안 DMB로 틀어놨다. 같이 놀러다니던 후배는 중소 -> 중견을 거쳐 작년에 대기업으로 들어갔고 이제는 예전 식으로 시간을 내지 못한다. 뭐 둘 다 이제 나이가 너무 먹어가기도 했고. 새해 인사를 보내던 여자 친구도 없고, 등산이나 갈까 했지만 그런 것도 문득 귀찮아졌다(사실 아이젠만 발견했어도 갔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다).

 

여하튼 늘려놓은 듯한 시간이 흘렀고, 이윽고 1월 9일에 이르러 떡볶이 집에서 튀김을 사다가 다시마+가쓰오부시 국물에 간장을 섞은 소스를 살짝 뿌려 밥 위에 얹어 텐동 비슷한 걸 만들어 먹으면서 가키노츠카이를 봤다. 뭐 이 연말 특별판의 전형적인 구성은 하나도 변한 게 없다. 이제 그만해도 될 거 같은데 자기네들도 그냥 원래 하던거니까 계속 끌고 가는 게 아닌가 싶다. 변한 게 있다면 그 사이 다운타운은 50살이 되었다고 하고, 스가는 국장이 되었다.

어제는 아바의 풀 디스코그래피 - 8장, 102곡 - 를 아이팟에 넣어두고 계속 들었다. 종일 들었지만 다 못들은 거 같다. 어쨌든 도미노 03호는 아직 못 나왔지만, 일단 이렇게 난 2013년으로 들어간다. 올해는 좋은 일이 좀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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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방송은 어쨌든 치아키가 나오면 반갑다.

20130108

나랑 후리오랑 교정에서를 보다

다이지로 읽기가 계속되고 있다. 제괴지이를 1~4권까지 봤는데 시리즈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연재 중인걸 기다리며 보기'는 정말 넘을 수 없는 벽이다.

여하튼 '나랑 후리오랑 교정'에서를 봤다. 80년대에 했던 작업을 모아 1991년에 나왔고, 우리나라에는 2012년에 나왔다. 단편들의 묶음인데 타이틀은 단편 중 하나의 제목이다. 그리고 이 제목은 폴 사이먼이 1972년에 발표한 노래 "Me and Julio Down by the Schoolyard"에서 나왔다.

이 곡은 영화 로열 테넨바움에도 들어가 있다. 진 해크만이 빨간색 아디다스 츄리닝입은 애 둘 데리고 노는 장면에서 계속 나온다.

책은 처음에는 약간 낯설어서 리듬 찾기가 어려웠는데 진수의 숲을 지나며 익숙해지기 시작해 후반부 들어가면 강렬함이 배가된다. 적절한 배치가 아닌가 생각한다.

20130107

CALM DOWN

쓸데 없는 짓/생각 그만하고 그냥 하던 거 열심히 해야지.

2013-01-07 14.00.30

왜 이렇게 춥냐.

프로필로 쓰는 고양이 같은 모습을 찍어보고 싶었으나 실패.

profile

TV를 보다

1. 홍백가합전에서 SKE48이 공연하는 모습을 봤다. AKB48을 거의 그들 데뷔할 무렵 쯤에 보고 이 부류 그룹은 처음 봤는데 자기들끼리 부딪치고, 중간에 재주도 넘고 좀 난리다... 저 뒷편에서 잘 보이지도 않는데 끝까지 방긋방긋 웃는 멤버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2. 우결에 대한 비판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가 가능한데 이 두 의견이 매우 극단적인 자리에 놓여있다. 개인적으로 우결이 '재미있다'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비판은 대부분 부당하게 보인다.

대충 우결의 역사를 보면 처음에 하시모토 마사미가 진행하는 코이스루 하니카미와 완전히 똑같은 포맷의 방송을 박경림 진행으로 파일럿 비슷하게 방영한 적이 있다. 첫번째 여자 게스트가 홍수아였나 그랬던 기억이 있다. 물론 표절이라고 욕을 바가지로 먹었고(보면서 설마 사왔겠지 했는데 아니었던 듯) 진행이 중단되었다가 얼마 후 우결이라는 좀 더 확장된 포맷으로 다시 등장했다.

하니카미는 하루 데이트라는 그나마 현실감있는 소재라 이해가 쉽다. 하지만 결혼이라는 약간 억지를 부릴 요소가 다분하고, 더구나 장편의 가상 스토리로 넘어갔는데 사실 생각해 보면 드라마나 영화에서 수많은 연예인들이 결혼도 하고, 울고 웃고, 같이 잠도 자는 판국에 안 될 건 또 뭐 있냐 싶은 상태에서 시작하지 않았을까 싶다.

대신 그 상태로 진행되다보니 역시 동종의 포맷 무한 반복이라는 문제가 심각해 졌는데(그런 걸 보면 이런 분야에서 하니카미의 포맷은 정말 튼튼해서 사람만 계속 바꿔가면 되니까 100년도 해 먹을 수 있을 듯) 이번 시즌 들어오면서 전반적으로 수위를 높이고, 각 커플들이 '진짜가 아닌가' 생각하게 할 만한 시그널을 수시로 보내고 있다. 웃기는 게 지금까지 안 그러다가 갑자기 세 커플이 동시에 그러고 있으니 컨셉의 티가 좀 많이 난다는 점이다.

 

먼저 섹스리스 부부의 소꼽장난같은 일상을 뭐하러 보고 있냐라는 비판이다. 즉 리얼을 표방하고 있음에도 리얼하지 않다는 거다. 사실 우결이라는 방송 자체가 시트콤과 별로 다를 바가 없는 구조 아래 놓여 있는 데 이런 비판이 존재한다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일단 출연진 양 쪽이 다 프로 연예인이고, 개인적으로는 방송 화면에 비치는 모습 가지고는 아무리 쳐다봐도 그에 대해 단 1g도 알 수 없을 다고 생각한다.

언뜻 보이는 진심 따위 없다. 그 상태에서 끝나는 것도 아니고 구조가 거르고, 사람이 거르고, 기계가 거른다. 음캠에서 구하라가 카메라를 보고 웃는다고 날 보고 웃는 게 아닌 거랑 똑같다. 그리고 1g이라도 파악될 만한 인간이라면 연예인 적성이 아니니 빨리 그만두는 게 낫다.

그런 점에서 '짝'은 정말 굉장한 프로그램이다. 난 TV를 통해 전혀 그 방면의 리얼을 만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런 건 잘 못 본다.

여하튼 여기에서 즐길만한 게 있다면 저 인간이 얼마나 충실하게 저 연기를 하고 있나 하는 완성도 뿐이다. 여하튼 토요일 저녁 7시에 과연 뭐가 나올 거라 생각한 건지? 만약 그게 진짜라면, 더 재미있어질 거라고 생각한 건지?

차라리 내용이 워낙 헐거우니까 차라리 좀 더 대본질을 해서 클라이막스를 시시때때로 집어넣어야지 너무 심심하다는 비판은 이해가 간다. 이번 시즌에 세 집을 같은 동네에 살게 한 건 이를 위한(막장 드라마 타입의 폭발을 위한) 포석이 아닐까 생각해 그나마 약간 기대하고 있다.

 

또 하나는 정 반대의 선상에서 나오는데 리얼이라고 해놓고(리얼을 기대하고 보는 데) 리얼이 아니라는 거다.

개인적으로 이런 건 시골 할머니 정서 비슷하다고 생각하는데 최불암-김혜자나 배일집-배연정이 정말 부부라고 생각하거나, 거리에서 드라마 악역을 마주치고 욕하는 것과 같다. 어쨌든 티브이에 나오니까 진짜라고 생각하는 것.

이런 거야 롤플레잉 연기를 잘 했다는 뜻이니까 우결 쪽에서는 나쁠 게 없다. 하지만 아이돌은 회사의 관리가 워낙 뛰어나니까 그 롤플레잉 설정을 망치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지금까지 보면 역시 문제가 생기는 건 정형돈, 오연서 같은 다른 분야 사람들이다. 나이가 찬 타분야 사람들은 당연히 이런 거 시키면 안 된다. 능수능란한 캐릭터 질이야 말로 아이돌에 특화된 능력치다. 우결이 만약 지금 포맷을 지속시킨다면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게 바로 그거다.

 

여하튼 결론적으로 비판은 대부분 맥락이 잘 이해가 안 가고, 내 생각은 이렇게 애매하게 가느니 차라리 하니카미 포맷을 사다가 좀 꾸며서 하는 게 낫지 않나 싶다. 그래도 남격 합창단의 민망함이나 무르팍의 호들갑보다야 훨씬 낫다.

문득 생각나는게 하니카미에서 하시모토 마사시가 말한 적이 있는데 하니카미 방송을 하고 나면 남자 쪽은 진짜로 반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고 한다. 이에 비해 여자 쪽은 거의 그렇지 않다고. 우리나라는 어떤 지 궁금하다.

 

3. 내 딸 서영이인가? 하는 드라마를 봤다. 이 드라마의 웃기는 점은 이런 류 드라마에서 훨씬 더 심각한 내용(불륜, 배다른 아들, 쌍둥이 등등)이 심심찮게 나와서 왠만하면 시청자들이 까딱도 안 할 거 같은데 별 거 아닌 거 같은데(물론 실제라면 다르겠지만) 등장인물들이 너무들 심각하게 반응한다. 그러다보니 아니 왜케 호들갑이야 싶다.

이건 마치 며칠 전 방송한 무한도전 박명수의 어떤가요 특집에서 곡들이 하나같이 형편없지만 그 안에 섞여서 6편을 쭉 틀어놓으니 그나마 좋게 들리는 곡이 생기는 것과 비슷하다. 다들 고만고만해 지면 튀는 게 보인다. 역시 인간은 상황에 금방 적응하고, 상대평가에 능숙한 건가.

그리고 씨엔블루 그 아이... 너무 중책을 맡긴 게 아닌가... 굉장하던데... -_- 주변의 연기까지 모두 무너트리는 강력한 포스를 가지고 있다.

20130104

일단은 쇼가야키

쇼가야키를 만들어 먹었다. 사실 요즘은 뭔가 먹고 싶다라는 구체적인 열망이 떠오르는 시간이 새벽 2시부터 4시 사이이고 그 외의 시간에는 안먹고 굶어 죽어도 아쉽지 않을 것 같다라는 기분이 지배하고 있다. 그래서 그냥 빵 두 쪽 구워 먹든가, 라면 먹든가, 밥에 김 싸 먹든가 정도의 의지만 부리고 있다.

그러다가 오늘 뭘 좀 만들어 볼까 하는 의지가 북받치는 중에 생강을 발견하고 쇼가야키로 방향을 잡았다.

엇비슷한 재료가 주어진다고 해도 쇼가야키를 만들 것인가, 돼지고기 생강구이를 만들 것인가, 그릴드 진저 포크를 만들 것인가라는 관념의 산물이 만든 애티튜드가 다른 결과물을 만들기 마련이다. 물론 이것은 재료를 완벽하게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증거이기도 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지향점을 낸다는 아이덴티티야 말로 일류 요리사의 증거겠지만, 나는 캐릭터는 커녕 대본을 따라가기 급급한(그것도 멋대로 해석하는) 루키일 뿐이고 이 상태로 익숙해지는 것 말고 더 나아가고 싶다는 의지는 별로 없는 상태이므로 전장 지배는 그저 멀리 있는 이상향일 뿐이다.

 

물론 몇 가지 생각할 것들은 좀 있다.

우선 타지의 요리라면 그곳의 사람들 입맛에 맞는 게 우선이어야 한다. 그곳의 환경과 습관이 만들어낸 결과의 차이는 사실 극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벌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한국 입맛에 맞춘 일식 같은 건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 걸 먹을 시간에 다른 한식을 찾는 게 낫다.

그렇지만 재료를 포섭해 새로이 만들어진 한식이라면 괜찮다. 돼지고기 생강구이가 말하자면 그런 것이다. 이런 태도는 물론 개인적인 것으로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던 그것도 옳을 것이다.

여하튼 그런 이유로 내가 쇼가야키를 만든다면 내 입맛보다는 일본인의 입맛을 우선해 생각하게 되는(매우 모호하게 형성된) 모순에 봉착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DB의 확층이 중요한데 사실 제대로 된 쇼가야키를 먹은 지 꽤 오랜 기간이 지나 있다. 그러므로 관념적 일식이라는 좀 더 모호한 벽에 기대게 된다.

그래서 평상시에는 이걸 숙독한다- http://www3.nhk.or.jp/nhkworld/cooking/korean/index.html

 

또 하나는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사 먹는 음식이 다르다는 거다. 사실 라면만 먹어봐도 차이가 좀 심하게 나기는 하는데 그렇다고 모두 다 업장에 넘겨줄 수는 없으니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센 불이 필요한 것, 오랫동안 조리해야 하는 것, 물의 양에 따라 차이가 많이 나는 것 들은 적어도 내게는 업장용 음식이다.

그러므로 아무리 재료가 좋아도 집에서 만든 유린기가 닭도 신선하고 많이 들어있어서 더 맛있어 같은 말은 그다지 신용하지 않는다. 그런 음식으로는 삼계탕, 곰탕, 설렁탕, 중국 음식, 스테이크 등등등.

물론 가끔 스펙을 뛰어 넘거나 근접하는 예외형 인간들이 있기 때문에 어디까지나 '그다지'다. 예전에 라면을 집 가스렌지로 말도 안되게 맛있게 끓이는(집, 매장 통틀어 그 근접한 것도 지금껏 본 적이 없다) 선배가 있었는데 그런 예외는 존재하는 법이다.

 

또 다른 문제가 있었는데 생강이 별로 없었고, 목살이 너무 두껍게 썰어져 있었다. 쇼가야키는 얇고 넓은 돼지고기에 생강이 스며들어서 달짝지근한 맛을 은근히 내야 하는데 애초에 틀려 있다. 결과적으로는 기꼬망을 좀 부었고 그래도 심심한 듯 해 바질을 넣었다. 그러므로 이것은 돼지고기 목살구이를 만들어야 할 재료로 그릴드 진저 포크와 쇼가야키 사이의 어떤 것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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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 건 돼지고기 스테이크에 가깝다. 일본 음식은 (내 표현으로 말하자면) 기본적으로 맛이 붕 떠 있는 애매함을 가지고 있는데(특히 관동 음식) 아직 그렇게 띄우질 못하겠다. 그 애매함을 사실 좀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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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마를 우린 국물을 넣은 계란은 생긴 거는 저래도 괜찮았다. 계란말이 반찬과는 많이 다르다. 설탕을 넣으면 더 그렇게 되었겠지만 그렇게 단 음식은 좋아하지 않는다.

 

이렇게 쓰다 보니 곰탕이나 먹었으면 좋겠다. 곰탕 사줄 사람 손 들어 머리 위로~ -_-

20130103

읽고, 보고

1. 이 블로그는 제목이 너무 의미가 없게 돌아가고 있다. 뭐 알게 뭐냐.

 

2. 며칠 전에 시오리와 시미코 시리즈를 다 봤다고 했는데(링크) 한 권이 더 있었다. 한 밤의 무서운 이야기. 지금은 제괴지이를 보고 있고, 머드맨을 볼 거고 서유요원전도 볼 거다.

 

3. 소녀시대 새 음반이 나와서 들었다.

아이돌이라면 버라이어티할 때는 프로처럼 능수능란하게, 공연할 때는 기계처럼 무감정하게 하는 걸 선호하는데 : 소시는 전자는 맞는데 후자는 방향이 약간 다르다. 오렌지 캬라멜은 후자는 맞는데 전자가 현재로는 가능성이 좀 없어 보인다. 리지가 있기는 한데... 흠.

때 맞춰 방송한 로맨틱판타지라는 (솔직히 좀 가증스러운) 특집 방송도 봤다. 처음 데뷔했을 때부터 그러긴 했는데 보면서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예쁜 멤버는 누구다 이런 걸 떠나서 유리와 윤아가 예쁘다고 생각하는 세상은(혹은 사람은) 나의 패러다임과는 조금 많이 떨어져있다는 거다.

여하튼 캐릭터 연기, 롤 플레잉은 예뻐보이냐, 멋져보이냐 보다는 컨셉에서 재현하고자 하는 대상에 얼마나 충실하게 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데, 그 점에 있어서 아이가러보이 MV는 괜찮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패션이 약간 아쉽기는 한데... 그런 점은 뮤직 비디오보다는 공중파 음악 방송처럼 5분에 다 해야하는 꺼내 놓아야 하는 지점에서 좀 더 명확하게 보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역시 한 번 봐야지. 뭐 소시야 그 분야 베테랑이니.

링크 참고 - http://fashionboop.com/637

 

4. 방송 3사의 연말 음악 방송도 대충 챙겨봤다. 제목이 재미있는데 SBS는 가요대전, KBS는 가요대축제, MBC는 가요대제전이다.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한 20년 쯤은 써먹을 수 있는 타이틀 로고 같은 걸 만들어서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 버라이어티는 여튼 오래 남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예능의 꽃, 자신의 메타화와 마음대로 놀리기가 수월해진다.

사실 남 아이돌은 거의 안 보고 여 아이돌 중 일부만 넘어가면서 봤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어떻더라라고 말하기는 그렇고 SBS는 무대가 정말 크고 화려했다. 고려대 화정체육관이라길래 화정(3호선 역)에 고려대에서 왜 체육관을 만들었지 했는데(-_-) 고대 캠퍼스 뒤쪽 개운산 아래 체육관이었다.

 

5. 연초인데 상황이 매우 좋지않다. 패션붑 블로그라도 열심히 올려야지.

20130101

3gs 배경...

1월 1일도 되었겠다 심심해서 아이폰 배경화면으로 쓸까 싶어 글자들을 써 넣었다.

5 1 2 3 4

다 넣고 생각해보니 이것들은 320 x 480 사이즈로 하는 바람에 현 시점에서 3gs 말고는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고, 정작 나도 조만간 4로 바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필요가 없어진다. 640 x 960으로 할 걸 싶지만 이제와서 귀찮다. 아이폰 4가 생기면 그때가서 생각해보자.

발전소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여러분 2013년 입니다! 즐거운 새해 되세요~

탁월, 표현, 방식

1. 듄의 캐릭터 중 가장 재미있는 건 레이디 제시카다. 그리고 집단 중에서도 베네 게세리트다. 예컨대 듄의 세계를 지배하고 있는 건 누군가라고 하면 베네 게세리트다. 수천 년의 계획 속에서 적당히 결함있는 귀족 집단, 황제 집단을 재생산하며 자신들의...